“나는 코쿤족”
“나는 코쿤족”
  • 소환욱 객원기자
  • 승인 2006.03.12
  • 호수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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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음식 먹고, 혼자 공부하고 , 혼자 즐겨요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나홀로족, 이른바 코쿤족  유행하고 있다. 이에 본 기자는 코쿤족을 자처하는 한 학생을 동행 취재를 해봤다. 편집자주  


경영학과 조모씨는 3학년을 마치고 군에 갔다와 어학연수를 준비하고 있는 경영학과 휴학생이다. 그는 코쿤족, 소위 말하는 나홀로 족을 자처하고 있기도 하다.

취재한 학생은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원룸에서 동생과 함께 생활한다. 고등학교 때 서울로 유학을 와서  올해로 7년째 자취생활을 하고 있다.  요즘 그의 일상의 가장 큰 부분은 어학원, 학원 등을 다니며 자격증을 따고 어학공부를 하는 일이다. 40만 명에 이른 다는 청년 실업대오에 동참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의 하루는 아침8시쯤 일어나 전날 해놓은 밥을 먹고 학교 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학교도서관에서  전날 학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거나 오늘 배울 수업을 예습한 뒤 오후 1시쯤 점심식사를 한다. 가끔은 동기생들이나 선후배와 함께 식사를 하기 하지만 시간을 아끼기 위해 대부분 혼자 먹는다. 학원수업이 끝나면 집 근처에 있는 헬스클럽을 찾아 두 시간 동안 체력단련을 한다. 자취생활이나 과중한 수업으로 건강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가끔은 운동 후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도 나누지만 대부분은 집으로 향한다.

집에 가면 동생이 테이크아웃 음식점에서 사놓은 저녁거리가 그를 반긴다. 처음에는 이렇게 음식을 시켜 먹는 것이 입에도 맞지  않았지만 지금은  음식 만드는 시간도 절약하고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오히려 편하게 느껴지고 맛있다고 한다. 배달된 음식을 먹고, 혼자 공부하고, 그만의 취미생활을 즐긴다. 예전에 그는 이런 생활이 너무 단조롭고 외롭기도 하고 이기적이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생활에 아주 익숙해졌다.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인주의 논란이나 기성세대의  곱지 않는 시선들도 있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그만의 이런 생활들이 다소 개인주의적인 면은 있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그의 최대 당면과제인 어학연수를 위한 준비를 하기에는 이렇게 혼자 지내는 생활이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고 한다. 주말이면 여자 친구나 동생을 만나 여가를 보내며 스트레스도 해소한다.

그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이처럼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 원룸촌인 이곳은 혼자 생활하는 사람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많다. 빨래방을 이용하고 식사도 시간이 없으면 테이크 아웃 음식점에서 배달시켜 먹으니 생활하는데 불편이 있을 수 없다.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다보니 오히려 남의 간섭이 싫어진다.  그는 이런 생활변화가 사회적 트랜드 라고 말한다. 물론 그 원인중 하나는 개인주의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또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붕괴도 연관이 있기도 하다.

그가 생각하는 코쿤족의 장점은 부모나 다른 가족들을 배려하거나 이들로부터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 편리한 시간에 귀가해도 되고 누구의 방해도 없이 나만의 공간에서 즐길 수 있어 좋다.일부 기성세대에서 이기주의라는 점과 나홀로 생활이 세상과 벽을 쌓으며 점점 외톨이로 만든다는 곱지 않은 시선은 기우라고 생각한다.

세상이 변하면 생활도 변한다. 사회가 변하면 거기에 따른 생활패턴도 변하기 마련 이다. 때문에 코쿤 족들은 더욱더 늘어날 것이며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조모씨와 같은 소위 코쿤족들은 자유롭게 생활하지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폐쇄적이지는 않다. 대인 관계는 물론 자기만의 시간을 융통성 있게 활용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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