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족수 950명 중 780명 참여로 학생총회 무산
정족수 950명 중 780명 참여로 학생총회 무산
  • 이희진 기자
  • 승인 2012.03.17
  • 호수 13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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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고 쓸쓸한 학교와의 싸움, 처음부터 다시 시작”
▲ 총학생회장 장지호<예체능대 경기지도전공 06> 군이 지난 14일 학생총회가 무산되자 민주광장에 모인 학생들에게 앞으로의 다짐을 전하며 절하고 있다.
지난 14일 열린 학생총회가 정족수 950명 중 780명의 참가로 무산됐다. 학생총회는 학생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서 ERICA캠퍼스 총 학생 수 9천 500여 명 중 10분의 1의 참여로 성사되는 것이 원칙이다. 참가한 학생 중 과반수 이상이 이번 학생총회에 상정된 안건인 △등록금 추가 인하 △수업시수 복구 △자율장학제도 전면 재검토 △10대 요구안에 동의 한다면 학생총회가 성사되는 것이었으나 정족수 10분의 1을 채우지 못했다.

이번 학생총회는 지난 달 27일 열렸던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논의됐다. 중운위에서 총회에 상정할 안건과 날짜 등을 상의한 뒤 지난 5일 확대운영위원회(이하 확운위) 참여인원 중 과반수 이상이 찬성해 학생총회가 열릴 것이 확정됐다.

학생총회가 열린 지난 14일엔 학생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민주광장으로 모여 자리를 지켰다. 학생총회는 총학생회장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총학생회장 장지호<예체능대 경기지도전공 06> 군은 “학생총회를 통해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학교와 학생회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모였다”며 “추운 날씨에도 모여주신 학생들의 관심에 힘이 난다”고 학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총학생회장의 인사 후엔 중운위가 학생들 앞에 모습을 비췄다. 중운위들은 “학교에서 교육이란 ‘서비스’를 구매하는 학생이 아닌 진정한 선생과 제자로서의 관계 회복을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한양이란 울타리에서 소속감을 가지고 한 마음으로 학교에 우리의 의사를 전달해 우리 손으로 학교를 변화시키자”며 학생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이번 학생총회에는 매년 시행하던 총학생회 출범식이 사라지고 학생들과의 공개토론 시간이 마련됐다. 총학생회장 장 군이 △추가 인하 없는 등록금 △학교 측이 ‘융합형 인재 양성’이란 명목 아래 15주 과정을 고집하는 점 △단대별 자율 장학제도를 통해 피해 입은 학생들의 사례 등 전반적인 학교 사정에 대해 설명한 후 공개토론이 시작됐다.

학생총회에 참가한 과기대 학생 A는 “시정되지 않은 강의 계획서로 인해 8주차에 중간고사를 보는 점은 15주 과정에서도 변함이 없다”며 “학교가 주장하는 것처럼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강제성을 가지고 교수를 관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영학부 학생 B는 이월금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B는 “방만한 예산 책정으로 이월금이 400억 원 이상 남은 것은 모든 학생들이 아는 사실”이라며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학교 측이 섭외한 사람이 아닌 학생 측이 섭외한 전문 등록금심의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자유발언이 끝난 후엔 참여 인원 집계가 시작됐다. 학생들은 초초함 속에서 집계가 끝나길 기다렸고 총 950명의 정족수 중 780명의 참가로 학생총회 성사가 실패로 돌아갔다.

총학생회장 장 군은 “MBTI 적성검사, 예체능대 행사 등이 학생총회와 겹쳐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한 것 같다”며 “막막한 심정이지만 학생 여러분들이 총회에 나온 관심만큼 우리의 간절함을 담아 처음부터 시작하겠다”며 학생들 앞에서 절을 하고 총회를 마무리했다.

학생총회가 무산된 후 무대 옆 천막에선 긴급 중운위가 열렸다. 학생총회가 무산돼 △성명서를 ‘중운위’의 이름으로 총장에게 전달할 것인지 △408배를 진행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동아리연합회회장 서창수<경상대 경영학부 04> 군은 “성명서 또한 함부로 남발해선 안 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오는 21일에 있을 총장과의 간담회에서 담판을 짓는 게 더 낫다”고 말했다. 또 “오늘을 마지막으로 408배를 진행한 후 간담회와 총투표를 빠르게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견에 중운위가 동의했고 학생총회가 끝난 뒤 학생들과 중운위들이 본관 앞에서 408배를 진행했다.

총학생회장 장 군은 “학생총회 무산은 학생들의 무관심 외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학생들이 학생회에 가지는 불신을 없애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며 이것이 우선된 후에 학교 측과의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류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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