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녹이는 따뜻한 자연의 향기
겨울을 녹이는 따뜻한 자연의 향기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1.12.05
  • 호수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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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선유도공원에서 사랑을 속삭이다

한강을 가로질러 녹색의 큰 섬이 자리해있다. 옛 정수장을 재활용한 국내 최초 환경재생 생태공원이며 최근 커플들의 필수 데이트코스로 자리 잡은 선유도공원이 그 주인공이다.

▲ <선유도에서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로 유명한 담쟁이 넝쿨과 벤치. 누가 와 앉아도 그림이 된다.>

선유도공원에 가기 위해 큰 도로 위의 다리를 건넌다. 발 밑에서는 차들이 빠르게 지나다니고 선유교는 아치형으로 높이 솟아있다. 외국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선유교의 조명은 한강을 거울삼아 밝게 빛나고 있다.

선유교를 넘어서면 선유도공원 입구다. 하루 동안 선유도공원을 방문한 인원수를 파악하는 발판을 밟고 나면 선유도공원이 펼쳐진다. 넓은 공원 곳곳에는 다양한 벤치 등 쉴 자리가 마련돼 있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식물원에는 각종 식물들이 살아 숨쉰다.

‘시간의 정원’ 속 이대(키는 2~4m로 자라며 낚싯대, 대바구니 등에 쓰이는 벼과에 속하는 식물)숲은 쑥스러운 남녀를 어두운 숲으로 안내한다. 길게 뻗은 이대 숲 속의 길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다시 밝아진 정원은 자연의 향기를 머금고 호흡한다. 겨울의 공기는 차지만 다양한 식물에 감싸진 몸은 따뜻하다.

‘수생식물원’의 식물들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다양한 수생식물들과 곤충들에게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수생식물원은 곳곳에 의자가 있어 잔잔한 물소리와 함께 식물들의 생장과정을 볼 수 있어 구경하기에 안성맞춤이다.

▲ <본지 기자가 ‘녹색기둥의 정원’앞에서 카메라를 향해 돌아보고 있다.>
다양한 식물들을 구경하다 문득 고개를 들면 저 멀리 ‘한강 전시관’과 선유도의 명물 ‘녹색기둥의 정원’이 남녀를 반긴다. 옛 정수장의 윗부분을 덮고 있던 구조물을 제거해 기둥만 남겨 질서 있는 고요함을 선사하고 기둥 하나하나에는 녹색 넝쿨이 무질서하게 얽혀 있다.

기둥을 지나 지하의 건물로 들어서면 한강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한강 전시관’으로 입장할 수 있다. 한강의 선사시대부터 현재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주며 생태공원으로서의 한강을 알려주며 한강으로 이어지는 각 지역의 공원들을 소개해 또 다른 데이트장소로 안내한다. 조용한 전시관 안은 발걸음 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입구와 반대편 출구는 연인을 ‘환경물놀이터’와 ‘수질정화원’으로 안내한다. 환경물놀이터에는 동절기인 탓에 물이 흐르지는 않지만 물길이 흐릿하게 흔적으로 남아있다. 수질정화원은 물이 정화되는 과정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흐르는 물길 위로 설치된 길을 따라 가면 온실의 식물들은 야외의 식물들과 달리 고요한 환경에서 꿋꿋하게 자라나고 있다.

따뜻한 털옷을 입은 두 마리의 토끼는 남녀의 모습처럼 공원을 총총 뛰어다니고 있다. 추운 겨울이지만 선유도공원의 벤치들은 따뜻한 연인들의 대화에 몸이 녹는다. 선유도공원에서 보이는 한강 너머로 해가 저물어 간다.

사진 이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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