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실천’ 대학평가 지표를 개발하자
‘사랑의 실천’ 대학평가 지표를 개발하자
  • 한대신문
  • 승인 2011.11.28
  • 호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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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대학은 여러 평가의 대상이 되고 있다. QS, The Times, THE 등에서 세계대학랭킹을 정하고 있으며, 교과부, 대교협의 국내대학평가에 이어 요즈음은 신문사들도 국내대학을 평가하고 있다.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각 대학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해주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통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실제 평가를 통해 대학의 행정과 교육이 개선된 예도 많다.

하지만 현재 평가의 문제점은 평가지표에 따라 모든 대학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학마다 교육철학이 다르고 이에 기초해 사회에 다양한 인재를 양성한다. 대학에서 키워내는 학생들이 모두 같은 유형에 같은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라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변화에 대처하거나 위기를 극복해 변화무쌍한 미래를 개척하기 어려울 것이다.

1845년 아일랜드는 경제논리에 따라 ‘럼퍼’라고 하는 동일한 품종의 감자만을 재배하다가 ‘감자마름병’이 유행하면서 인구 약 800만 명 중 약 100만 명이 굶어죽는 비극을 낳았다. 다양한 품종이었다면 그 같은 재난에 이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같은 생각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은 건강한 사회를 꾸려나가기 어렵다.

한양대도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외부 평가결과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학교정책도 그에 따라 수시로 바뀌고 있다. 외부평가를 수용하고 활용하되 한양만의 교육철학과 건학정신에 맞는 교육체계와 정책을 구성해야 한다. 한양대를 졸업하는 인재들이 한양의 색깔을 나타내도록 커리큘럼과 교육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한양의 길이고 다양성을 필요로 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학의 역할이다.

그 중 하나가 한양의 건학정신인 사랑의 실천에 대한 가치평가다. 똑똑한 사람들이 아니라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인재들이 인류사회를 아름답게 만든 것이다. 이완용 등의 매국자도 그 시대 가장 머리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세계금융위기를 유발한 미국 월가의 금융인들은 이 시대 가장 우수한 학력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런 인재들이 도덕성과 윤리성을 잃어버릴 때 주변과 세계는 불행해진다.

한양은 세상에 대해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봉사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 해야한다. 더 나아가 우리 교육철학의 가치와 필요성을 알리고 세상의 대학들을 견인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한양대가 추구하는 사랑의 실천 지표를 개발해 국내외 대학평가를 시도해보자.   

우리의 평가목적은 가슴 따뜻한 인재양성에 대한 대학방향을 제시하고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이지 순위를 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랑의 실천 지수를 통한 평가는 획일적이고 과도한 경쟁사회에 또 다른 가치와 방향을 제공하는 좌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한양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실현하는 주체적 실천의지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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