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브랜드, 이대로 만족하십니까?
대학의 브랜드, 이대로 만족하십니까?
  • 주상호 기자
  • 승인 2011.11.20
  • 호수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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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융합의 시대, UI와 콘텐츠 융합의 필요성

우연이는 지난 9월 신촌 거리를 지나가다 연고전이 진행되는 모습을 봤다. 매년 진행되는 연고전은 이제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우리학교의 아이콘은 무엇일까. 우리학교의 브랜드는 무엇일까.

▲ <우리학교의 사자캐릭터는 '한양대학교'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하고있다>


대학의 브랜드, 이대로 괜찮은가

“당신은 ‘한양대학교’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과연 이 질문에 명쾌한 답변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지난해 5월 본지에서 우리학교 상징에 관한 설문조사가 이뤄졌다. 일반인, 재학생 대부분이 공대를 우리학교의 브랜드로 인식했다. 우리학교를 대표하는 상징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우리학교는 작년 신규 UI를 구축했고 최근 한양대 캐릭터와 캐릭터 마크를 새로 만들었다.
그러나 대학이 브랜드를 구축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만들어진 캐릭터, 마크 등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조호<공대 원자력공학과 10> 군은 “대학 캐릭터가 만들어졌다고 해서 봤다”며 “하지만 캐릭터 자체 모습도 흥미를 끌지 못하고 어떤 의미가 있는 것 같지도 않아 지속적인 관심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학교의 노력에도 제대로 된 브랜드가 정립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손일권<한양여대 경영과> 교수는 “학교 측은학교의 브랜드 구축을 위해 캐릭터, 마크 등을 만들 때 의미요소 등을 가미하지 않고 단순 표현요소만 생각해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수 학생들의 뚜렷한 요구가 없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보려는 노력이 없다”며 “학교 측에서는 캐릭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만드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학교 캐릭터와 마크가 새롭게 만들어져도 학생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손 교수는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손 교수는 “첫 번째 방법은 학생들의 의견을 조사한 다음 의미를 담아 이를 학교의 브랜드로 내세우는 것, 두 번째 방법은 학교에 관한 콘텐츠, 또는 학교를 이용한 콘텐츠를 활용하여 간접적으로 홍보가 되도록 하는 방법이다”리고 말했다.

▲ <우리학교를 상징하는 개릭터 마크>


UI와 콘텐츠의 융합의 필요성

기존에 제작해오던 수많은 UI는 실질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사회에서는 수많은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며 각 콘텐츠의 브랜드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학에서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기존의 UI제작 등 대학교 브랜드화의 방법에 콘텐츠의 요소를 가미할 필요가 있다. 우선 새로운 대학교 브랜드를 만들기 전에 UI의 특성과 콘텐츠의 특성을 살펴보자.

UI는 ‘University’와 ‘Identity’의 결합으로 그 대학의 이미지를 주체적이고 일관성 있게 제시하는 전략을 말한다. 즉 UI란 대학 이미지를 하나로 구축하는 작업이며, 한마디로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함부현<부천대학 광고디자인학과> 교수는 논문「대학UI 개발 프로세스 탐색」에서 “UI는 마음(MI: Mind Identity), 행동(BI: Behavior Identity), 얼굴(VI: Visual Identity)로 구성된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라며 “그 중 MI는 대학의 교육이념이나 목표를 재구성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BI는 대학의 기본적인 교육이념을 축으로 가치관, 기본정신, 대학 목적 등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이는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올바르게 인식시켜 전 구성원의 통일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는 사제관계, 노사관계, 선후배관계, 학술활동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VI는 대학이념이나 교육 목표, 방향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통일된 시각적 이미지를 구현한다. 이는 대학이 지향하는 심벌마크나 로고 등의 변화된 이미지를 대내외의 관련자들에게 올바르게 인식시키기 위함이다. 일반적으로 시각적 요소는 비 시각적 요소보다 훨씬 높은 비율로 대학 이미지를 좌우한다. 시각적 요소와 접촉빈도가 높은 이해자 집단이 시각에 의해 느끼고, 지각하고, 감지한다는 특성 때문이다. 비 시각적인 요소에 비해 이미지의 우열을 결정짓는데 용이한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덴티티 체계화가 가능하며 VI는 MI와 BI의 내용을 시각적인 요소로 구체화해 이미지전략에 유리하다.

다음으로 콘텐츠의 특성을 살펴보자. 콘텐츠의 첫 번째 특징은 콘텐츠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제작된다는 것이다. 김원제<한국문화콘텐츠기술학회> 이사는 “21세기는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감성이 존중된다”며 “감성에 대응하는 환경과 제품이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 소비자는 상품이 아니라 상품에 담겨 있는 스타일과 이야기, 경험과 감성을 구매한다. 여기서 경험은 일차 상품, 이차 상품, 서비스가 아닌 그 상위의 가치로 신체적, 정신적 또는 미적 감동을 의미한다.

이제 소비는 단순소비에서 유쾌함이나 기분 좋음이라는 감성적 차원이 기준이 되는 ‘감성소비’로 전환되고 있다. UI는 대학의 이미지를 알리는 데 집중했던 반면 콘텐츠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에 맞게 제작되는 것이다.

다음 콘텐츠의 특성으로 체험을 들 수 있다. 김 이사는 “배낭여행, 촛불집회, 사회봉사 활동, 체험 쇼 등을 지향하는 TV 토크쇼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향유하는 문화의 공통적 키워드는 체험”이라고 말했다.

체험을 소비하는, 이른바 ‘체험소비’는 이미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 있다. 이는 수동형 즐거움에서 벗어나 자신이 직접 움직이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능동형 즐거움으로 바뀌고 있다. 많은 체험에 공통되는 것은 그 체험이 고도의 것일수록, 사람들이 거기에 열중해 몰입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몰입이 감성적 커뮤니케이션 특유의 현상이다.

감성체험시대를 사는 새로운 세대는 감성미디어를 이용한 능동적 몰입을 추구한다. 능동적 몰입은 종합적인 체험으로 구현된다. 이 능동적인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물리적, 정신적인 체험보다는 이 두 가지를  적절히 융합한 종합적인 체험이 필요하다. 종합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행위는 음악 연주, 스포츠 등 참여자가 스스로 오랫동안 교육을 받아 직관적으로 몰입 상태에 빠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라디오나 TV 등 기존의 미디어는 종합적인 체험을 제공하지 못했다.

반면 디지털기기, 융합 미디어는 물리적 체험과 정신적 체험을 모두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 기기 이용자는 자신의 신체를 통해 물리적 체험을 하는 동시에 정신적인 교감 등의 추상적 체험을 얻을 수도 있다. 대학은 지금까지 살펴본 UI의 특성과 콘텐츠의 특성을 활용해 진정한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사진 출처: 우리학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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