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론 선거판, 학생들이 자초했다
색깔론 선거판, 학생들이 자초했다
  • 한대신문
  • 승인 2011.11.19
  • 호수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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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창인 ERICA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운동에 당신은 얼마나 관심이 있는가. 지난 7일 발행된 본지 1353호에서 양캠퍼스 학생 5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 중 54.7%만이 총학 선거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선거가 성사되기 위한 정족수 50%를 겨우 웃도는데 사전조사보다 실제 투표율이 떨어지는 경향을 고려하면 우려되는 수치다. 투표할 의향이 없다고 한 학생들의 54.5%는 ‘학내정치에 관심이 없어서’를 그 이유로 답했다. 선거본부(이하 선본)들의 청사진이나 공약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언론사 공청회에서도 일반 학생의 모습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학생들의 선거에 대한 관심정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관심이 없던 학생들은 투표에 참가할 의사가 있어도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가 부족하다. 이들이 투표할 때 의존하는 것은 선본들에게 막연하게 가져왔던 이미지다. 이미지는 학생들의 의사를 대변하고 함께 뛸 내년의 학생대표를 뽑기 위한 근거로 부족하다.

매년 각 선본들은 공약 이해도가 떨어지는 학생들의 특성을 잘 이용해왔다. 이런 모습들은 올해에도 보인다. 외부 정치단체와의 연계를 주장하는 선본들에 맞서 비운동권 선본에서는 ‘절대’ 외부 정치단체와 관계가 없으며 앞으로도 연계하지 않을 것임을 내세웠다. 학교 커뮤니티에서는 선거와 관련해서 선본들의 정치색 이야기가 주 논점이 됐다. 공청회에서도 정치성향을 지닌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에 가입하거나 연계할 계획이 있다고 밝혀진 선본에 어김없이 정치색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색깔론을 들먹여 학생들에게 잠재해있는 운동권 총학에 대한 거부감을 자극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정치권이 보여주는 이미지 정치, 색깔정치와 다를 바 없다. 이런 식의 선거운동은 공약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을 선본들도 인지했기에 가능한 게임의 방식이다.

선본들은 구체적인 정책준비보다 이미지 메이킹이 당선에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안다. 그런 ‘꼼수’로 준비되지 않은채로 당선된 총학은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도움되지 않는 총학은 정치적 무관심을 낳는다. 악순환은 계속된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학생들의 관심이 절실하다. 지금이라도 공약집을 집어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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