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앨런 무어, 그는 누구인가
원작자 앨런 무어, 그는 누구인가
  • 김명지 기자
  • 승인 2011.11.19
  • 호수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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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세계를 구하는 영웅을 그려내다
▲ <앨런 무어>
영화 「브이 포 벤데타」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만화 「브이 포 벤데타」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폭압적인 전체주의 정부를 전복하려는 주인공 ‘브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원작 만화 제작에는 그림을 그린 데이비드 로이드와 스토리 작가인 앨런 무어가 참여했다. 이 중 긴 머리에 날카로운 눈을 가진 앨런 무어에 대해 주목해보자.

1953년 영국에서 태어난 앨런 무어는 가난한 환경 탓에 학교를 중퇴하고 일꾼으로 1970년대를 살아간다. 그러던 중 1979년 그는 ‘커트바일’이란 이름으로 처음 자신이 직접 그린 만화 「로스코 모스크바」를 발표한다. 1980년에는 새로운 만화잡지 「A.D. 2000」의 공동 발행인으로서 데이브 기번스와 함께 일하기도 한다. 1982년에는 데이비드 로이드와 함께 영국의 수상으로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쳤던 마가렛 대처를 비판하는 만화 「복수혈전에 승리를」을 시작한다. 이후 그는 데이비드 로이드와는 「브이 포 벤데타」를 함께 하기도 한다.

1986년에는 잡지 「A.D. 2000」의 공동 발행인이었던 데이브 기번스와 함께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왓치맨」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대략의 줄거리는 이렇다. 1977년 영국 정부가 ‘히어로’들이 허가 없이 범죄를 처리하는 일을 금지함에 따라 여러 히어로들이 활동을 중지한다. 그중 닥터 맨하탄과 코미디언인 블레이크만이 정부에 소속돼 공식적인 히어로가 된다. 그러나 몇 년 후 블레이크는 의문의 추락사를 당한다. 과거 히어로였던 로르샤흐는 이에 분노하며 정의의 이름으로 지하에서 싸움을 벌이다 다시 옛 히어로들을 찾아가 그들과 이야기한다. 결국 과거의 히어로들은 블레이크의 죽음에 관련된 음모를 밝혀내기 위해 활동을 시작한다.

만화 「왓치맨」은 1986년 미니시리즈의 형태로 출간돼 점차 큰 호응을 얻게 됐다.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앨런 무어를 유명 작가로 만든다. ‘히어로’ 장르에서 이와 같은 깊고 정교한 구성을 한 작품이 시도된 적이 없었다는 평이었다. 밀접하게 연결된 다양한 서술을 통해 정치권력의 구조와 히어로의 본질이 잘 다뤄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앨런 무어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긴다.

“우리 사회가 지난 몇 해 동안 발전한 모습과 정치의 반응을 보면 우리가 매우 어려운 시기를 앞두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내가 과대망상에 빠져 있다고 말한다. 나는 최근 BBC 스튜디오에 앉아있었는데, 인터뷰어가 내 이야기가 왜 그렇게 비판적인지 물었다. 그 순간 내 시선은 창밖을 향했고 템스 강 위로 막 시체 한 구가 둥둥 떠서 흘러가고 있었다.”

참고: 저서 「클라시커 50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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