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쪽 뱃길 따라 울릉도로
동남쪽 뱃길 따라 울릉도로
  • 취재부
  • 승인 2005.09.02
  • 호수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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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나리분지
지친 심신을 달래고, 멋진 여행을 만끽하고 싶다면 울릉도를 떠올려 보자. 하지만 울릉도로 가는 뱃길은 아무에게 열리지 않는다. 포항과 묵호에서 각각 울릉도행 배가 하루에 한 번씩밖에 뜨지 않기 때문이다. 포항에서 217Km, 묵호에서 161Km의 바닷길을 건너야만 신비의 섬, 울릉도를 만날 수 있다.

울릉도가 조그만 섬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여의도 면적의 약 9배에 해당하는 섬에 그렇게 많은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있다는 것을 직접 본다면 상당히 놀랄 것이다.

울릉도의 중앙에 위치한 성인봉은 해발 984m의 봉우리로 원시림 자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정도로 인공의 때가 묻지 않은 곳이다. 올라가는 도중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나리 분지가 있다. 그 크기는 백록담보다 훨씬 크다. 성인봉의 한줄기 산봉우리가 송곳처럼 뾰족하게 생겼다고 붙여진 송곳산도 절경중 하나다.

울릉도는 산이 많고 파도도 높아 절경을 이루는 곳이 많다. 코끼리 바위라 불리기도 하는 공암은 코끼리가 코를 바닷물 속에 담그고 물을 마시는 모습을 하고 있다. 코부분에 직경 10m정도의 구멍이 있어 소형선박이 드나들 수 있다. 삼선암 또한 멋진 광경을 연출한다. 삼선암은 멀리서 보면 2개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3개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설에 의하면 선녀가 이곳에서 자주 목욕을 하고 하늘로 올라가곤 했다. 한번은 놀이에 열중하다가 돌아갈 시간을 놓쳐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산 세 선녀가 바위로 변했다고 한다.

약수공원은 울릉도 도동에 위치한 약수터로 철분, 칼슘, 마그네슘, 염소, 탄산이온이 주성분인 토유탄천의 농도 짙은 약수가 나온다. 약수향이 쇳냄새가 나며 맛 또한 쇠를 갈아 놓은 것 같다. 약수공원 근처에  독도의 다양한 사진 자료를 볼 수 있는 독도 기념관이 위치하고 있다. 독도 기념관 입구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도동 시내 전경을 볼 수 있다.

울릉도의 오징어
울릉도도 식후경이다. 울릉도에는 볼거리만큼이나 먹을거리도 다양하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호박엿과 오징어이다. 울릉도 하면 호박엿이지 않은가. 그렇지만 울릉도에서 호박을 재배한 역사는 확실하지 않다. 전설에 따르면 한 처녀가 육지에서 호박씨를 가져와 자기 집 울타리에 심었다. 그러나 호박이 다 익기 전에 처녀는 다른 마을로 시집을 가게 됐다. 나중에 주민들이 호박으로 죽을 쑤어 먹었는데 그 맛이 엿과 같이 달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호박을 재배하는 농가들이 늘어났다고 한다. 요즘에는 호박엿뿐만 아니라 호박잼, 호박조청, 호박젤리도 판매하고 있다.

도동항에서부터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은 오징어 말리는 모습일 것이다. 오징어는 한때 울릉도 어획량의 80%까지 차지했을 정도로 울릉도 어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어종이다. 특히 울릉도 오징어는 육질이 두텁고 고소하며 씹을수록 단만이 난다. 또한 청정해역에서 잡아온 오징어를 바로 손질하기 때문에 신선도에서도 우수하다.

또한 울릉도는 여름은 서늘하고 겨울은 따뜻하여 575종의 목초가 고루 분포돼 자생하고 있다. 울릉도 산나물은 이른 봄 눈 속에서 싹을 틔우고, 적당한 일조량으로 맛과 질이 우수하며, 약효를 지닌 식물들이 많다. 봄철에 채취하는 식물은 대부분 식용이 가능하다. 그 중삼나물, 고비, 명이, 울릉미역취, 전호, 땅두릅 등이 유명하다. 건신채는 연중구입이 가능하며, 계절에 따라 생채를 도동부두 등지에서 판매한다.

울릉약소 또한 울릉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울릉약소는 울릉도에서 자생하고 있는 대부분의 산채, 약초를 풍부한 양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울릉약소의 좋은 육질과 독특한 맛은 약초들을 먹고 자라왔기 때문일 것이다. 1960년대에는 매년 100~200두씩 육지로 출하했다. 당시 포항에는 울릉도 약소를 구입하기 위해 온 상인들로 붐볐다고 하며 육질이 좋아 육지산 소보다도 고가로 판매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밖에도 울릉도는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가득한 섬이다. 직접 가서 울릉도의 신비한 능력을 경험하기를 바란다.

울릉도의 성인봉
서울, 경기 지방에서 울릉도에 가고자 한다면 가까운 묵호터미널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동해터미널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와서 묵호여객선 터미널까지 택시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울릉도행 여객선이 오전10시이기에 전날 동해터미널까지 가는 방법은 여객선을 놓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묵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울릉도행 선박 요금은 우등석은 46,600원이며 일등석은 42,200원이다. 여기서 요금을 깎을 수 있는 팁이 있다. 울릉주민은 일등석을 구입할 경우 39,700원이기에 울릉주민과 함께 표를 구입한다면 싼 가격에 승선할 수 있다. 성공률이 높지 않기에 정말 궁핍한 여행객에게만 추천한다.

경상도지방에서는 포항터미널로 가자. 포항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 택시로 약 20분 거리다. 선박 요금은 묵호에서 출발하는 뱃삯보다 약간씩 더 비싸다. 우등석이 56,200원이며 일등석이 51,100원이다.
두 편 모두 오전 10시에 출발하여 넉넉잡고 3시간정도 바다 위를 달린다. 뱃멀미를 참아가며 도동항에 도착하면서 울릉도여행이 시작된다. 

나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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