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총학생회장이어서 행복했다”
“지난 1년, 총학생회장이어서 행복했다”
  • 하동완 기자
  • 승인 2011.11.01
  • 호수 13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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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과의 취중진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1년이 지나가고 있다.  특히 올 한 해는  임덕호 총장의 취임으로 새 바람이 불었고 반값등록금 운동, 부실 대학 감사 등 학생 사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다. 우리학교 내에서도' 하이라이트 중선관위 매수 의혹', '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 삭발식' 등 양 캠퍼스 학생회장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크고 작은 일들이  그들을 쉴틈 없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총학생회장들이 학생회장이라는 감투를 벗고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갈 시기가 왔다.  일적인 만남이 아닌 친한 친구처럼 그들과 함께 한 해를 되돌아보며 인간 냄새가 나는 대화를 나눠봤다.

▲ <왼쪽부터 정현호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 박대웅 사무국장, 본지 하동완 기자>

 편입생이고 지지기반이 전무한 상황에서 선거에 나섰다. 당선될 거라는 자신이 있었나.

왠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마음속에 있었다. 요즘 시대에 편입생이라고 반감을 가지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신에 상관없이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뭔지 알고 실질적인 혜택을 제시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실질적인 혜택을 담은 공약을 제시해 선거 전에 이행했다. 이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 공약 이행 후 학생여론이 긍정적으로 변해갔다. 그때부터 점점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하이라이트 중선관위 매수 의혹’이 선거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왜 직접 밝히지 않고  ‘해적왕’을 통해 공개했나.

하이라이트 선본장과의 통화를 녹음한 다음날‘샤유팅한양 폭행사건’이 일어났다. 자유게시판 네티즌 ‘해적왕’과 샤우팅한양 선본 부후보 간 말다툼 끝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정신없는 가운데 어떤 남자가 휴대폰을 잠시 빌려 달라했다. 알고 보니 그 사람이 자유게시판에서 유명한 네티즌 ‘모다’였다. 그날 밤 자유게시판을 통해 녹음된 파일이 알려졌고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사실 억울했다. 녹음파일이 미칠 영향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공개여부를 고민하던 차에 생각지도 못한 경로로 유출됐다. 그 결과 선본 이미지만 안 좋아졌다. 하이라이트와 터미네이터가 소위 ‘더럽게’ 싸우는 와중에 그래도 SAY는 깨끗하게 활동하는 구나라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 퍼졌다.


등록금 문제 대응에서 운동권과 비운동권 계열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 부분은 지금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한대련 계열과는 생각이 조금 달랐다. 그 친구들은 무조건적인‘반값’을 주장했고 나는 단계적인 등록금 인하를 지지하는 편이다. 그 조금의 차이 때문에 함께 행동하지 못했다.

학내여론도 무시할 수 없다.‘권중도학생회 횡령사건’이후 운동권에 대한 학내여론이 굉장히 좋지 않다. 나의 기반은 나를 뽑아준 한양대 학생들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의지에 따라야 했고 그래서 '전국총학생회장단모임'이라는 비운동권 연합단체를 만들어 한대련과 별개로 행동에 나섰다.


‘내가 총학생회장 하면서 그래도 이건 했다’ 하는것 하나만 고른다면

학생회 문화를 바꿔보려 했다. 갓 태어난 학생회라 선배가 없어서 그런지 전형적인  ‘옛날 학생회’형식에서 자유로웠다.

보다 학생의 시선에서 다가가려 했다. 학생회가 어떤 행사를 진행하는데  "우리 이거 한다. 많이 참여해라. 왜 참여 안하냐. 학생들의 관심이 너무 없다" 식으로 끝나선 안된다. 애초에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사를 찾아 기획해야 학생들이 참여한다. 그게 올바른 방향이다.


총학생회장 하면 차 한 대 뽑는다는 말이 있는데

전혀 아니다. 한양대는 학생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그만큼 감시의 눈길이 많다. 오히려 빚만 졌다(웃음). 선거 운동과 학생회 운영시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그 때 제2금융권을 통해 대출받아 충당했다.


지난 1년을 어떻게 돌아보나

고마웠고, 아쉬웠고, 또 행복했다. 아무것도 없는 나를 믿고 도와준 동료들이 고마웠고, 열심히 일하는데도 학생들은 잘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섭섭하고 아쉬웠다. 하지만 그래도 지난 1년 한양대 총학생회장으로서  일할 수 있어 진심으로 행복했다.


이제 무엇을 할 생각인가

4학년이지만 다중전공 이수 중이라 한 학기를 더 다녀야 한다. 남은 학기 학교 다니면서 전총모를 안착시키려 한다. 비운동권 학생회도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놓겠다. 졸업 이후의 진로는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 않았다. 공무원이든 뭐든 뭔가 나라를 위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사진 류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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