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의 대학로, 이곳은 축제
젊은이들의 대학로, 이곳은 축제
  • 류민하 기자
  • 승인 2011.10.11
  • 호수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생들이 세운 그들의 놀이터 _ 제10회 대학로 문화축제
▲ '블레이드 러너' 시범자가 누워있는 사람들을 뛰어넘는 묘기를 선보이고 있다.

“자 이제 열명입니다!” 대학로 혜화역 앞 4차선 도로에서는 ‘블레이드 러너’ 시범이 한창이었다. 구경꾼들 속에서 꼬마아이 한 명이 쪼르르 달려나와 시범대 앞에 드러누웠다. 인라인 스케이터는 저만치서 무섭게 달려와 훌쩍 도약했다. 지켜보는 사람들 모두 마음을 졸였다. “탁” 스케이터는 아슬아슬하게 열 명을 뛰어넘어 착지했다. 사람들의 탄성이 터졌다.

제10회 대학로 문화축제(이하 대학로축제)가 지난 1일에서 2일까지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졌다. 대학로축제는 기획부터 준비, 진행과정까지 대학생의 참여로 이뤄진다. 이번 10회 축제의 테마는 ‘거리대학교’다. 테마를 살려 대학로 일대를 ‘학생회관’, ‘노천극장’, ‘중앙도서관’으로 나눠 각 동아리와 단체들의 부스, 각종 공연, 명사강연, 책 나눠읽기 행사가 마련됐다. 2일에는 축제를 위해 대학로 앞 4차선 도로까지 통제했다.
▲ 마로니에 공원 앞에 그래피티가 그려지고 있다.


혜화역 입구로 나오니 대학로엔 이미 축제 분위기가 넘쳐났다. 축제 팜플렛을 펼쳐보니 다채로운 행사가 가득했다. 골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일단 그래피티(벽이나 그밖의 화면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리는 그림)를 그리는 사람들을 지나 마로니에 공원 안쪽의 동아리 공연을 구경했다. 돌아오니 그래피티가 어느새 완성되어 있었다.

 

▲ 헤드셋을 쓰면 강연자와 나의 세계가 열린다.

 


팜플렛에 의하면 그 자리에서 곧 ‘사일런트 렉쳐(silent lecture)’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사일런트 렉쳐’는 강연이 헤드셋을 통해 전달돼 시끄러운 축제 현장에서도 강연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본부에서 대여료를 내고 헤드셋을 빌리면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김주명<대구시 달서구 28> 씨는 “시끄러운 축제 속에서도 강연에 집중하기가 좋았다”며 “강연하는 작가님의 목소리를 헤드셋 을 쓴 사람만 들을 수 있어 1:1로 말하시는 느낌이다”고 전했다. 강연자인 신미식 사진작가도 “헤드셋을 통해 듣는 사 람만 내 강연을 들을 수 있으니 사적인 이야기도 편하게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 '사일런트 디스코'에서 사람들이 춤추는 가운데 디제이가 음향을 조정하고 있다.

사일런트 렉쳐가 끝나자마자 사일런트 디스코(silent disco)가 시작됐다. 사일런트 렉처와 마찬가지로 헤드셋을 쓰고 진행되는 행사다. 곧 사람들이 모여들고 DJ의 디제잉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갔다.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헤드셋 위에 단 풍선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헤드셋을 쓰지 않은 사람에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아 조금 우스꽝스럽긴 했지만 충분히 흥겨워보였다.
▲ 2일 저녁에 시작된 거리결혼식에서 신부가 사랑의 서약을 하고 있다.




도로에서 펼쳐진 체육대회와 몇몇 부스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저녁 7시가 됐다. 공연이 계속되던 특설무대에서 거리결혼식이 시작됐다. 대학로를 지나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사랑의 서약이 이뤄졌다. 여느 결혼식보다 훨씬 많은 하객들이 그들의 미래를 축복했다. 신랑과 신부는 행복하게 미소지었다.

결혼식이 끝나고 브라스 밴드의 공연과 디제이 페스티벌이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대학로축제는 그렇게 마무리 돼가고 있었다.

사진 류민하 박욱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