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흡연문화를 다시 생각하다
대학생의 흡연문화를 다시 생각하다
  • 한대신문
  • 승인 2011.10.09
  • 호수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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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의 흡연에 대한 얘기를 꼭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이는 오랜 동안 우리 학생들이 길거리나 캠퍼스 안, 심지어 화장실 변기 속에 담배꽁초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것을 목격하면서부터 해왔던 생각이다. 단과대학 건물 출입문 앞에서 담배를 물고 있다가 교수들과 마주치면 화들짝 담배를 꺼버리거나 감추는 학생들을 많이 목격해 왔다. 보기 좋지는 않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담배 피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보면 담배를 피우는 이유가 있겠거니 생각한다. 역사적으로 조선시대 효종이 담배에 대한 예찬론을 폈다는 기록이 있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효종은 흡연이 소화를 돕고, 배변을 촉진하고, 측간의 냄새를 없애주며, 몸의 고통을 덜어 주는 등 8가지 점에서 이롭다고 했다고 한다. 당시에는 담배가 수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귀한 약재로 인식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담배에 대한 이러한 예찬은 오늘날 더 이상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잘못된 지식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엄청나게 다양한 발암물질이 다량 함유된 담배가 좋을 리는 없다. 담배가 유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숭고’하다는 표현을 한 애연가의 책이 나오기도 했지만 개인의 독백으로나 들린다. 그럼에도 담배를 피는 인구가 오히려 늘고 있는 아이러니는 담배가 갖는 매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서 금연이 사회적 의제로 등장한 것도 꽤 오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연인구가 줄지 않고 있는 것은 담배가 백해일익한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문제는 담배를 피우되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담배꽁초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문제다. 담배꽁초는 우리 주변 어디에도 널려있다. 전국적인 금연운동이 거의 매년 있어왔고, 흡연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데도 아랑 곳 않고 담배꽁초는 늘어만 났다. 담배로 인한 화재도 종종 발생하고 걸어 다니면서 피는 담뱃불로 타인의 옷을 태우거나 피부에 닿아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혐오감을 일으키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흡연자 스스로 자존심을 팽개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 마디로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흡연은 무책임한 행위다. 무책임을 물으려하면 마치 자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왜 나만 가지고 그러냐고 딴청을 피우는 것이 대부분 사람의 인간적 본성이다. 그런 것을 보면 무책임한 정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목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사회적 개혁의 핵심이 바로 자신의 일에 끝까지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을 길러내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흡연자란 담배꽁초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 질 줄 아는 사람일 것이다. 책임 있는 흡연자가 되는 것은 우리의 민주화와 사회발전에 있어서도 대단히 중요한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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