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향한 진심은 없었다
대학생을 향한 진심은 없었다
  • 안원경 기자
  • 승인 2011.10.09
  • 호수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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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신문 편집국장들이 지난 8일 한 자리에 모였다.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자를 만나는 자리였다. 며칠 전부터 서울시장 후보 기획을 준비하고 수많은 거절과 면박 끝에 대학신문 편집국장들과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기회가 주어졌다. 선거운동으로 바쁜 사람이니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인터뷰 장소에선 대학신문 편집국장들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유명 일간지와 공중파 방송 기자들이 모두 카메라를 들고 나와 있었다. 선거캠프서 8개 연합 학보사 인터뷰 자리에 그들을 부른 것이다. 우리는 진솔한 대학생의 얘기를 하고 싶었다. 앞으로 서울 지역에서 힘겹게 살아가야 할 대학생들의 고충을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당선 유력후보인 그와의 대화를 통해 서울시가 어떻게 변해갈 지를 들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 자리엔 대학생도 진심도 없었다. 대학생의 진솔한 얘기를 듣고 싶다던 후보도 없었다. 인터뷰 자리를 경직됐고 후보자의 미묘한 표정변화에 카메라 셔터는 여기저기서 터졌다. 그 자리는 서울지역 대학신문 편집국장들과 서울시장 후보자의 대화 자리가 아니었다. 어느새 특정 후보의 선거 운동 자리로 변질돼 있었다. 학보사 편집국장들이 준비한 인터뷰 자리가 선거 홍보에 이용됐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인터뷰 준비과정에서도 두 후보 모두 대학생을 위한 구체적 공약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학생의 정치적 무관심에서 비롯된 문제다. 이날 연출된 상황 또한 마찬가지다. 그들에게 대학생은 성실한 유권자가 아니다. 매 선거 마다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20대들에게 후보자들은 진심으로 그들을 위하고 찍어달라고 지지할 생각이 없다.

고정 투표 층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에게 대학생은 소홀히 해도 되는 존재가 됐다. 조금씩 대학 사회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정치적 목소리를 내려하지만 그들에겐 미비하게 보이기만 한다.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겠다고는 밝혔지만 구체적 방안은 없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했지만 소통의 창구는 마련하지 않았다. 대학생에 대한 지지한 고민 없이 소통하고 젊은이를 위한다는 이미지만을 생산할 뿐이다. 반값등록금이라는 슬로건도 소통이라는 단어도 정치전에 이용될 뿐이었다. 물론 많은 득표수를 얻어야만 이기는 게임에서 그들의 방법이 잘못됐다 말할 순 없다. 이기려는 게임을 하고 싶고 전략적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는 대학생 유권자의 문제이기도 하다. 낮은 투표율은 정치인들에게 무관심한 대상이 되게 만든다. 대학생과 20대를 위한 정치는 실행되지 않고 정치에 대한 환멸로 이어진다. 또 다시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정치참여는 직접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다. 투표는 이를 완전하게 실현시킬 수 있는 권리다. 가장 간단한 정치참여 방법이다. 앞으로 남은 10여 일 이들의 행보와 발언에 주목하라. 그리고 본인의 삶이 개선될 수 있는 그들에게 투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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