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작은 숲길에서 나를 찾다
도심 속 작은 숲길에서 나를 찾다
  • 김지연 기자
  • 승인 2011.09.17
  • 호수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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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도시 안에서 여유를 보는 봉산 숲길

▲ <주황색 리본이 생태문화길을 알리고 있다>
예전의 대학생은 사랑과 낭만, 캠퍼스, 배낭여행 등 자유로운 모습이 떠오르지만 지금의 대학생은 등록금과 생활비, 취업 걱정으로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이런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마음의 휴식을 가져보자. 유난히 비가 많이 왔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서울 속 걷기 좋은 길 두 곳을 선정했다. 주변 주민들을 위한 운동시설과 휴식처가 마련돼 있어 가볍게 산을 오르며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봉산 숲길과, 무지개 분수로 유명한 잠수교를 비롯해 한강을 가로질러 반포천까지 이어지는 반포 한강수변 길. 이 두 곳을 천천히 걸어보자.

‘수색능선’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한 봉산 숲길. 빽빽하게 서 있는 푸른 나무들 사이로 바람이 분다.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보이는 주민들의 쉼터이자 인근 학교 학생들의 운동장인 은평구 생활체육광장에서는 아이들이 서로 장난을 치고, 마침내 멀고도 먼 수국사에 도착했을 때 형용할 수 없는 기쁨을 선사하는 곳. 디지털미디어시티역부터 구산역까지의 생태문화길, 봉산 숲길이다.

한 아파트단지 안에 위치한 봉산 숲길은, 경사가 그다지 높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어 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책로다. 풀내음이 풍기는 나무와 식물이 많고 사람이 붐비지 않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여유로움을 즐긴다. 자동차 소리와 완벽하게 차단된 숲길의 고요함 또한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 <본지 기자가 봉산 숲길을 내려가고 있다>
봉산 주변은 산을 경계로 극과 극의 풍경을 이룬다. 한 쪽은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 도시의 느낌을 주는 반면 다른 한 쪽은 판자집들이 빼곡하게 있어 시골의 느낌을 준다. 또한 봉산은 나무와 각종 식물들이 많은 탓인지 몸 곳곳을 산모기에 물리기도 하고, 길이 많기 때문에 미리 길을 잘 알아둬야 한다. 봉산 숲길에는 홀로 걷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가까운 곳에서 편안한 옷차림으로 산책을 하러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한편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능선을 따라 내려오던 박은경<서울시 양천구 51> 씨는 “봉산은 혼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고 길도 여러 갈래로 나 있어서 원하는 길을 선택해서 걸을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이곳까지 온다”고 말했다.

남산타워, 63빌딩 등 서울 주요 곳곳을 볼 수 있는 조망명소는 눈으로 보는 광경 그대로를 사진으로 찍어 미니어처처럼 작게 표시해놓았다. 바로 앞의 사진을 보면서 실제 명소의 위치를 찾아볼 수 있다.

▲ <수국사 안의 한 여성이 염불을 외고 있다. 사찰 내는 적막과 향내가 가득했다>
수목원을 직접 가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푸른 나무와 식물 등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마음껏 누리며 끊임없이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면 그 길의 끝에 수국사가 있다. 수국사는 황금으로 된 절로 유명하다. 황금법당으로도 불리며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작품으로서 격조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봉산 숲길의 하나의 코스인 수국사는 특별히 기도를 하거나 절을 다니는 사람말고도 단순히 봉산을 찾은 등산객도 많다. 이곳의 한 스님은 “나이든 사람은 물론이고 젊은 사람도 많이 와서 기도를 드리고 간다”며 “잠깐 동안이지만 수국사는 쉬어가기 편한 곳”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김유진 박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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