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섬, 북한의 기아
세계의 섬, 북한의 기아
  • 류민하 기자
  • 승인 2011.09.05
  • 호수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도주의적 접근과 북한의 자생능력 확보 필요


가깝고도 먼 나라 북한, 우리는 세계의 기아상황에 대해선 조금씩 들어왔지만 북한의 기아상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정도는 시기별로 조금씩 달라져 왔지만 북한은 만성적인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국
▲ 1번 그래프(북한 국내 연간 쌀 생산량)와 2번 그래프(북한 국내 연간 쌀 소비량)를 비교해 보면 1986년을 기점으로 쌀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해 90년대에 상황이 심각해졌음을 알 수 있다.
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조금 나아졌으나 아직 절대적인 수급량은 부족한 상태다.

배성인<명지대 북한학과> 교수는 “같은 민족이기도 하지만 북한의 기아는 세계정세에 불안정한 영향을 끼치므로 반드시 해결돼야한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엔 분배의 투명성, 인권, 핵문제 등 만만치 않은 장애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도적 지원은 계속돼야 하고 북한이 스스로 식량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해야한다는 점이다.

이번 책갈피에서는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통해 본 북한의 기아실태와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짚어봤다.


북한 기아의 실상
▲ 2011년 WFP(유엔 세계식량 계획)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기아등급 4단계로 심각한 수준이다.

북한은 자체 통계 자료를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의 통계는 외부기관의 조사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WFP(유엔 세계 식량계획)가 올해 밝힌 자료에 따르면 북한 전체 인구 중 영양결핍 비율은 20~34%로 비교적 비율이 높은 국가에 속한다. 그렇다면 현재 북한의 식량수급 상황이 불안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적으로는 집단영농과 평균주의 분배로 협동농장의 생산성이 저조했고 영농자재 공급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낮은 식량생산구조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생산성 문제뿐만이 아니다. 북한당국의 식량정책 실패도 함께 영향을 미쳤다. 최근 북한 당국은 시장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북한 당국은 사회통제의 핵심수단인 배급제도의 강화를 위해 장마당의 유통 등을 통제함으로써 시장에서의 식량유통량을 감소시켰고, 최근에는 남북관계 경색을 고려하여 국가곡물 재고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의도하지 않게 북한 장마당의 쌀 가격을 상승시켜 도시빈민, 산간내륙·오지 주민 등 취약계층의 식량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특권계층 우선의 배급시스템도 지적할 수 있다.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해 당·군·정의 특권 계층과 평양 등 대도시 중심으로 식량을 공급하고 있다. 그리고 식량배급 과정에서 당 간부들의 식량 착복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장 지글러는 북한정권의 전 세계적인 나쁜 평판에 대해 이야기한다. 심각한 쌀 부족에 시달렸던 1995년부터 현재까지 북한에선 200만명 이상이 굶어죽었다. 농지와 생산품의 강제 집단화 정책과 자연재해로 식량생산이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인민군’의 과잉무장과 핵무기 개발프로그램에 매년 엄청난 예산을 들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호열<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제한된 식량 원조가 이루어지면 북한정부는 우선적으로 군비에 충당하기 때문에 군에 전용되고도 남을 정도의 식량지원이 없는 한 일반 주민의 굶주림 현상은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근원적인 접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구호단체들이 일관되게 견지하는 입장이 있다. 대북지원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므로 아무리 구호에 비효율적인 장애물이 있더라도 지원을 중단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호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해 점차 지원의 다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들이다.

첫째, 시장을 통해 식량이 조달되는 규모를 키워 점차 시장원리를 통해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둘째, 지원방법을 점차 농업 개발 지원(비료 등 영농자재, 영농방식 등)으로 변경하는 방법이다.

북한도 내부적으로 시장을 형성하면서 협동농장을 효율적으로 개편하고 농민에게 인센티브를 더 확대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비료 생산을 확대하고 농업의 기계화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에너지원도 확보해야만 한다.

북한은 여전히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북한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검토하여 지원하고, 북한주민의 식량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확인되거나, 심각한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식량지원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김석진<개성공단관리위원회> 전 서울지사장은 칼럼 ‘북한 식량문제의 현황과 원인’에서 “북한 식량 문제는 현재의 식량상황과 식량난의 원인, 남북관계 상황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접근할 때 근본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