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에서 ‘감사’로
‘낭비’에서 ‘감사’로
  • 박욱진 기자
  • 승인 2011.09.03
  • 호수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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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식품 통한 효율적 기부, 푸드뱅크

장지글러의 저서에 따르면 기아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선 인도적 지원의 효율화가 이뤄져야 된다고 한다. 그는 빈곤국에 구호식량을 배급하고 관리하는 WFP(World Food Programme, 세계식량계획) 담당자들이 사실 빈곤국의 사회구조가 어떤지 묻지 않으며, 이런 안일한 도움이 사회구조가 부실하고 정부가 부패한 나라로 흘러들어가게 된다면 오히려 기득권을 강화시키는 부당한 사회구조가 고착된다고 말한다. 실례로 1억 2000만 달러 규모의 지원금을 받은 차드(아프리카 중앙부의 공화국)의 데비정권은 반란세력을 진압하고 스위스의 은행에 개인계좌를 개설한 사례가 있다.

▲ <푸드뱅크 시스템>

구호지원이 적재적소에 효율적으로 분배 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나의 대안으로 ‘푸드뱅크’라는 시스템이 있다. ‘푸드뱅크’란 식료품 제조, 유통사 혹은 개인으로부터 더 이상 쓰일 곳이 없는 여유식품을 결식아동, 독거노인, 재가 장애인등 사회 저소득층에게 무상지원하는 전달체계이다. 푸드뱅크는 2010년 기준 전국 6000여 단체, 개인으로부터 식품을 기부받아 매일 22여만명의 차상위계층 등 수혜자에게 식품을 전달하고 있다.

‘푸드뱅크’가 위의 장지글러가 주장한 ‘인도적지원의 효율화’가 될 수 있는 까닭은 ‘식품부족’이라는 기아의 근본원인을 해결함과 동시에 오용과 횡령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혜자들이 기부받은 식품을 통해 기아를 해결하는 동시에 식품은 일시적으로 소비되는 재화이므로 데비정권 사태처럼 기부자들의 구호품이 부패한 단체의 사적 소유로 돌아갈 걱정도 없다. 또한 푸드뱅크의 법인 및 개인 기부자는 법인세법 및 소득세법에 의거 법정기부금으로 운영주체에 따라 100%~15% 범위 내에서 세제혜택을 받는다. ‘사회적 낭비’가 ‘감사한 지원’으로 바뀐 것이다.

푸드뱅크에서 수혜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은 ‘푸드뱅크’뿐 만아니라 ‘푸드마켓’, ‘식생활용품 기부함’이 있다.

‘푸드마켓’은 지자체와 ‘푸드마켓’이 긴급지원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 비수급 빈곤층을 대상으로 하여 이용자들에게 카드를 발급한다. 이용자는 발급받은 카드를 이용해 편의점 형식의 매장(푸드마켓)에서 필요한 물품을 직접 선택해 구호물품을 수령할 수 있다.

‘식생활용품 기부함’은 시민들의 참여를 증진시키기 위해 설치된 기부함으로 대형마트, 대단위 아파트단지, 종교시설, 재래시장 등에 350여개가 설치되어있다. 가정의 여유식품 또는 1+1과 같은 추가증정 상품 등을 기부해 나눔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전국푸드뱅크는 전국적으로 총 406개소(2010년 기준으로 전국 1개소, 광역 16개소, 기초푸드뱅크 277개소, 기초푸드마켓 112개소)가 설치·운영되고 있으며, 올해도 푸드마켓 12개소이상 신설 예정이다.

수혜자는 푸드뱅크 홈페이지(foodbank1377.org)에 접속하여 식품이용자로 이용신청을 하거나 대표전화(1688-1377)를 통해 해당 지역의 푸드뱅크에 연결되어 기부받은 식품을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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