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매니지먼트의 등장 배경
다이나믹 매니지먼트의 등장 배경
  • 김인호<경상대 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11.09.03
  • 호수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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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호 교수>
때가 되면 씨가 싹이 트고 자라듯 경영관도 시대상황과 산업토양에 따라 새싹이 트고 자라는 것으로 이해된다. 1900년을 전후하여 다수의 고객들이 구매력을 갖게 되면서 대량수요를 형성하자 대량생산시대가 열리게 됐다. 그러자 그간 경험률에만 의존해 오던 공장관리 토양 위에 과학적 관리를 강조하는 정태경영이 미국에서 출현하게 됐다. 정태경영에서는 대량수요가 존재하므로 고객에 대해서는 신경 쓸 필요가 거의 없었고 대량생산시스템에서 투입과 산출과의 비율을 어떻게 크게 할 것이냐, 곧 능률제고에만 관심을 두었다.

대량생산체제는 대량공급에 대한 수요의 부족으로 야기된 세계대공황으로 한계를 맞는 듯했으나 인위적으로 수요를 만들어 공황을 극복하고자 한 케인즈의 ‘유효수요론’의 처방과 뒤이은 2차 세계대전의 전쟁특수로 지속될 수 있었다. 그리고 종전 후 전쟁수행기술에 대한 산업적 이용과 저렴한 석유에너지에 힘입어 초유의 대량경제시대가 열리면서 대량생산체제는 유효한 공급방식으로 자리를 굳히게 됐다.

특히 1950년대 초반의 한국전쟁과 195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베트남전쟁의 특수로 대량생산체제는 더 공고화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대량생산에 따른 높은 석유의존의 상황에서 야기된 양차 오일쇼크로 글로벌 차원의 초(超)경쟁상황이 심화되는 가운데, 디지털혁명 등 기술변화가 가속화되자 급격한 환경변화에 기업이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의 관점에서 전략경영이 출현하게 됐다. 전략경영에서는 정태경영에서 강조해 온 능률 추구에 앞서서 초경쟁`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자보다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더 절실하다고 인식한다. 그리고 대량생산체제의 연장선 상에서 전략경영이 등장했기 때문에 정태경영에서와 같이 기업이 힘을 쥐고 시장을 주도한다는 사고를 바탕에 깔고 있으며, 고객은 다만 기업에 대해 소극적으로 반응하는 존재로 인식한다.

그런데 2000년을 전후한 인터넷·스마트혁명의 충격으로 글로벌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정보의 비대칭성의 해소로 기업에서 고객으로 힘이 이동하게 되자 고객이 단순한 반응자가 아닌 적극적 역할자로 입장이 바뀌게 됐고, 따라서 그간 기업이 힘을 쥐고 있는 상황을 전제로 확립돼 온 많은 경영이론·모델·기법들의 유효성이 급격히 떨어지게 됐다.

고객이 힘을 쥐게 되면 고객은 구매력이 있더라도 지불의향을 가질 수도 또 안가질 수도 있으며 자연히 목소리가 커지게 될 뿐만 아니라 선(善)한 니즈가 아닌 마약이나 퇴폐적 니즈등과 같은 악(惡)한 니즈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고 또 니즈 진화도 빈발하게 된다.

다이나믹 매니지먼트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과 산업·시장 토양에서 등장한 경영관으로 니즈진화와 혁신과의 상호관계로서 가치창조를 설명하는 신전략이론이다. 다이나믹 매니지먼트에서는 경쟁자 간의 경쟁우위만을 강조해 온 기존의 전략이론과는 달리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의 니즈가 다음 단계로 진화할 때에는 능률향상이나 경쟁우위의 확보보다도 우선 혁신을 통해 니즈진화에 대한 ‘적응우수성’을 획득하는 것이 더 시급함을 강조한다.

사진 류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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