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이해」, 한대신문 그리고 학교
「성의 이해」, 한대신문 그리고 학교
  • 안원경 기자
  • 승인 2011.08.31
  • 호수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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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학기 논란을 일으켰던 교양과목 「성의 이해」(이하 「성의 이해」)가 폐강됐다. 본지는 지난 학기 초 「성의 이해」수업 중 일부 나타난 비과학성과 정확하지 못한 사실 전달을 다뤘고 이에 반하는 의견을 가진 학생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일부의 의견만을 수용한 채 작성된 본지 기사에 대해 학생들은 언성을 높였고 타 일간지에서도 함께 보도되면서 문제는 확대됐다.

‘인기 강좌를 매도하는 기사다.’, ‘편파적 기사로 인해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등 타 일간지 등의 보도로 확대된 문제에 대한 비난이 한대신문으로 돌아왔고 이에 학생들에게 깊은  사과와 내부 반성으로 이어졌다.

사실을 왜곡하진 않았으나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다양한 학생들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은 채 일부 의견을 듣고 특정 강의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는 점에선 한대신문 기자 모두 가해진 비판에 대해 공감했다. 이에 사과문 작성 당시 한쪽의 의견만 듣는 한대신문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한대신문이 되겠다고 약속했고, 이 사건이 터진 후에 한대신문 기자들의 공정성과 편파성에 대한 경각심을 지속적으로 자극했다.

「성의 이해」 논란이 학생들 사이에서 잠잠해질 때쯤 학교는 한대신문이 범했던 과오를 반복하고 있다. 학교는 많은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끌어내고 현실에 도움이 되는 강의라고 평가받은 「성의 이해」를 일방적으로 통보해 폐강했다. 이는 기성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강의 수요 및 만족도 등에 대한 판단 없이 기성 언론에서 제기되는 비판에 경솔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해당 교수와의 협의 또한 없었다.

한대신문 또한 「성의 이해」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교수와 학생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을 위해 작성한 기사였다. 교수 또한 그동안 제기됐던 비판에 대해 일부 수정하고 이번 학기부터 양질의 강의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교는 교수와 제기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의지조차 없었다.

일부 언론의 편파적이고 자극적인 보도로 인해 한양대의 대외적 이미지가 망가지는 것을 우려해 성급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학생들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지만 이미 학교에서 폐강 결정을 내린 강의를 다시 개강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학교는 학생들의 폐강에 따른 재수강 불가 등 불이익 또한 고려하지 않았다.

성의 이해 강의 폐강에 대해 한대신문 또한 자유롭지 못하다. 폐강에 대한 한대신문의 일부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려는 비겁한 말로 비춰질 수 있다. 10년이 넘는 동안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강의의 폐강이 본 기사를 통해 되돌려질 순 없다. 하지만 같은 과오를 범하고 있는 학교에 무딘 비판의 날을 세우려한다. 이는 조금은 부족하고 앞으로도 많은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는 학내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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