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정의하는 대학생활이 필요하다
시간을 정의하는 대학생활이 필요하다
  • 장헌<전 교지편집장>
  • 승인 2011.06.06
  • 호수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가 김형태는 저서  『너 외롭구나』에서 20대에게 “핑계대지 말고 사회생활 준비를 위해 노력을 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반해 경제학자 우석훈은 저서 『88만원 세대』에서 “기존 세대가 현재 세대의 노동력과 열정을 착취하는 구조에서 20대에게 무작정 노력을 강권하기보다는 기존 세대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요지로 말했다.

취업난에 내몰린 2000년대 대학생들이 위와 같은 류의 책을 읽고 책에서 촉구한 행동을 전적으로 따를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이들이 동의를 할 수 있는 내용은 극심한 경쟁 상황에서 열정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일구어낸 김태원의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googler의 편지』일 것이다. 사회대생으로서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부서에 입사하기 위한 그의 몇 년간의 노력은 처절하기까지 했다. 현재 대학생의 취업난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직무 중심’ 인재 선발이다. 기업의 ‘경력 같은 신입’을 원한다는 취지 아래 많은 대학생이 스펙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경력 한줄 추가를 위한 공모전/대외활동 등을 하지 않으면 해당 직무를 준비하는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힘들기에 더욱더 대학생들은 그 길로 몰리게 된다.

그러나 여유를 가지고 고개를 들어보자. 입사 하더라도 상사에게 대학 때의 경력 한 줄은 실제로 별 의미가 없다. 한 간부급의 “면접에서의 언변과 대학 때 경력과 실제 업무 능력은 상관이 없다”는 뼈있는 발언이 와 닿는다.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류상의 몇 줄이 아니라 사람다움과 그 사람의 매력 아닐까. 그 매력을 쌓기 위해 나는 후배들이 노력을 경주하길 바란다. 이력서에 추가하는 몇 줄에 자신의 대학생활이 매몰되지 않길 바란다.

대동제가 끝이 났다. 이제 다이어리의 달력을 체크하며 ‘비어 있는 시간’을 만들지 않아야 시간 관리를 잘 하는 것이라며 안심할지 모른다. 어쩌면 여름 방학 계획까지 미리 짜 놓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을 계획함’에 앞서 ‘시간을 스스로 정의’해보는 습관을 지녀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에 한 후배와의 담화가 떠오른다. 그는 이번 방학에 해외여행을 계획한 친구에게 “여유 있는 저학년 시기이기에 이번 방학에 같이 심화 세미나를 한다면 그것 또한 의미 있는 ‘여행’이 될 수 있다”고 했다고 한다.

나는 위와 같은 대학생이 우리 학교에 더 많을 것이라 믿고 있다. 후배 분들과의 사회에서의 만남이 기다려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