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인재와 진짜 인재
시나리오 인재와 진짜 인재
  • 한대신문
  • 승인 2011.05.28
  • 호수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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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원<학생처ㆍ취업지원센터> 부장
▲ 최기원<학생처ㆍ취업지원센터> 부장
“임원면접에 문제가 있어 존폐에 대한 검토도 하고 있습니다.” 모그룹에서 입사 3년 차 직원들의 인사고과결과와 입사 당시 받았던 면접결과를 비교 분석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실무 팀장급의 면접평가는 상위 인사 고과자와 일치한 반면, 임원급 면접의 결과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와 임원면접제도의 검토가 불가피해졌다고 한다.

많은 기업들이 임원면접과 병행해 실무진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실무진 면접은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임원 면접은 인성을 중심으로 한 면접이다. 실무진 면접에서는 일반적으로 프레젠테이션과 토론 면접을 활용하고 있다. 따라서 전공학점 및 자격증, 경험 등 스펙과 더불어 토론과 과제발표를 함께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지원자의 종합적인 직무능력을 판단하기에 매우 효과적이다.

기업들은 임원면접만으로 인성과 능력을 갖춘 훌륭한 인재를 선발해왔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척 보면 알아!’ 라는 말로 대변되는 임원들의 ‘사람을 보는 통찰력’이 갑자기 사라지기라도 했던 것일까.

올 초 한 식품회사 인사팀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더욱 충격적이다. 임원면접에서 연구 개발직에 지원했던 한 면접자가 밝힌 감탄할만한 경험담을 그 다음날 영업 마케팅직에 지원한 한 면접자가 거의 똑같은 스토리로 말하더라는 것이다. 기업들은 오늘도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성공한 좋은 사례를 마치 자신이 경험한 양 말하는 지원자들의 거짓말을 가려내는 면접기법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때문에 요즘 기업들의 채용방식이 급변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두드러진 방식은 인턴제이다. 3, 4학년을 대상으로 인턴십을 실시해 그 기간 중 실무능력 및 기업 조직문화와 적합한 가치관과 인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검증한 뒤 최종 입사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미 포스코 및 삼성그룹 등 대기업들이 인턴십을 통한 채용을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면접을 함에 있어서도 2박 3일간 등의 집중적이고 심층적인 합숙면접을 통해 단 시간 내에 볼 수 없는 진짜 역량을 찾아내려는 기업도 있다. 한 금융회사는 3시간 정도의 등산을 한 뒤 곧바로 오래달리기, 축구시합 등으로 체력을 측정하는 야외면접을 하기도 한다.

이 면접에서의 주요 포인트는 체력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팀워크를 잘 이루느냐이다. 즉 등산을 할 때 뒤처지는 팀원을 돌보고, 가져온 초콜릿을 함께 나누는지가 더 관점 포인트다. 즉 100년 기업의 초석은 인성을 갖춘 역량이 있는 인재에게 달려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동안 우리대학은 사회와 기업 등으로부터 우수한 학문적 지식과 인성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개인주의적 성향이 짙어가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러한 평가도 점차 퇴색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개교기념일을 맞은 5월, 건학이념인 ‘사랑의 실천’정신을 되새겨 본다. 사회와 기업이 진정 원하는 인재는 직무능력만이 뛰어난 인재가 아니라 근면, 정직, 겸손, 봉사 등과 같이 훌륭한 가치관을 잘 가꾸어 온, 시나리오 인재가 아닌 진짜 인성을 갖춘 인재가 더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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