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브랜드라고 들어보셨나요
휴먼브랜드라고 들어보셨나요
  • 주상호 기자
  • 승인 2011.05.14
  • 호수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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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제품식별 넘어 소비자의 인식을 바꾸다

브랜드의 중요성
나이키. 이 단어를 보고 우리는 무엇을 생각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키의 V자 모양의 상표를 생각할 것이다. 그만큼 우리에게 브랜드는 친숙해져 있고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실례로 ‘펩시콜라’는 스포츠 음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던 ‘게토레이’를 인수하는 데 134억 달러라는 거액을 들였다. 이는 게토레이가 가지고 있던 유통 및 생산 설비의 유형 가치와 더불어 브랜드의 무형자산의 가치가 합산된 가격이다. 또 필요에 따라 소비자는 브랜드를 통해 제품을 쉽게 선택할 수 있으므로 그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는 시점이다.

손일권<한양여대ㆍ경영학과> 교수는 “브랜드의 가장 근본적인 기능은 출처, 즉 제조원을 표시해 자사 제품과 경쟁사 제품을 구별하는 식별기능”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데 있어 브랜드가 중시되면서 브랜드 자체가 출처 기능을 넘어 품질 보증 기능, 자산 기능 그리고 소비자와 회사와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으로 브랜드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브랜드가 중요시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브랜드의 가장 기본적인 구별 기능은 기업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업과 소비자 각각의 입장에서 브랜드의 중요성을 자세히 조명할 필요가 있다.

먼저, 브랜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기업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첫째,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충성도를 제고할 수 있는 초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미래의 잠재적인 수요와 현금 흐름을 보증하는 자산으로 개발될 수 있다.

즉 브랜드는 기업에 사업의 지속적 안정성을 제공할 뿐 아니라 경쟁자들의 공격으로부터 자사 제품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에게 잘 알려진 파워브랜드인 경우 반복 구매의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안정적 이윤을 제공해주며 강력한 인지도를 갖는 파워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유행에 관계없이 오랫동안 사용할 만큼 강한 애착심까지 보여준다.

다음으로 브랜드의 핵심적인 특징은 소통의 장 마련이다. 손 교수는 “기업은 중간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브랜드를 통해 직접적으로 소비자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조업체가 브랜드를 소유하지 못하면 소비자들과 직접적인 의사소통이 없어지기 때문에 중간도매업체들과 소매업체들에게 단지 주문자 브랜드 부착 방식인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의 제품을 제공하는 공급자에 지나지 않게 된다. OEM 방식이란 브랜드가 없는 중소기업이 제품을 생산해 대기업과 계약을 맺어 대기업의 이름으로 제품을 내놓는 방식이다.

한편 브랜드는 기업에게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손 교수는 “브랜드는 기업과 소비자 간의 감각적 경험에 대한 약속을 나타내기 때문에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제품이 나열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확신을 부여해 제품 구매를 쉽게 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또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품질 보증 기능을 한다. 제품 구매에 따른 소비자의 지각된 위험을 최소화하고 정보 취득과 정보 처리의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능을 말한다. 소비자들은 기본적으로 제품을 구매하기 전 최적 대안을 선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관련 정보를 수집하는 탐색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러나 브랜드를 통해 이러한 탐색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의 기술은 물론 용도나 사용자층의 범위까지도 구체적으로 표현해줄 수 있기 때문에 품질을 보증하고 제품 구매를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

이어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신뢰기능을 한다. 특정 브랜드를 처음 사용했을 때 사용 결과가 기대 이상일 경우 소비자는 그 브랜드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된다. 이런 태도는 브랜드 재 구매를 유인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곧 반복 사용에 따른 성과가 일관성을 보이게 되면 소비자는 그 브랜드에 대해 신뢰를 가지게 되고 결국 계속해서 구매를 하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브랜드 신뢰성을 제공한다는 것은 반복적인 구매를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는 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브랜드를 넘어, 휴먼브랜드로
현대사회에 대중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제품 브랜드를 넘어 새로운 브랜드가 생성되고 있다. 그 중 휴먼브랜드가 대표적이다. 휴먼브랜드란 대중들에게 매력적이고 열망적인 이미지를 제공해줌으로써 큰 무형 가치를 구축한 모델, 배우, 가수, 스포츠 스타, 기업가, 정치인 등을 말한다. TV를 통해 보는 박지성, 비, 장동건, 반기문 등이 휴먼브랜드다. 최근 TV를 넘어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사회적 네트워크가 형성됨에 따라 휴먼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늘어가는 추세다.

김정구<성균관대ㆍ경영대학원> 교수는 “휴먼브랜드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자율성, 관계성, 유능감을 채워줘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성이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움의 욕구를 뜻하고 관계성은 타인과의 친밀함, 사회에 속하려는 소속감, 타인으로부터 보호받고 연결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유능감이란 자신의 행동에서 효율성, 성취감, 도전적 감정을 찾는 성향을 뜻한다.

한번쯤 다음과 비슷한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야구선수 이종범이 자신이 가장 행복한 순간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뛸 때’라고 말하는 것처럼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또 내 인생에 대한 판단은 내가 하며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내가 선택한 분야를 좋다고 여긴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업적을 이룬 사람을 통해 자신이 일하고자 하는 분야를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의지를 키울 수 있다.

관계성과 유능감도 마찬가지다. 휴먼브랜드를 가진 사람을 통해 자신의 관계와 역량을 생각해본다면 휴먼브랜드를 통해 관계성과 유능감을 충족시키는 것이다.

기업의 경우 실제 휴먼브랜드가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실례로 스티브잡스가 병으로 쓰러졌을 때 애플은 주가가 하락했다. 그만큼 휴먼브랜드는 현재사회에서 중요해진 것이다.

권민<유니타스브랜드> 편집장은 저서 「아내가 창업을 한다」에서 자신 스스로도 휴먼브랜드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권 편집장은 “실제 자신의 이름으로 창업하고 창업자 스스로 브랜드가 된 사례가 많다”며 “안철수 연구소, 이익훈 어학원 등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 스스로 브랜드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 개인의 실수가 브랜드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일러스트 이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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