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젓가락, 종이컵 그리고 대학생
나무젓가락, 종이컵 그리고 대학생
  • 우지은 기자
  • 승인 2011.04.30
  • 호수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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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위한 ‘한구름’

따뜻한 5월, 노천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학생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배달음식이지만 배달음식의 호황만큼 일회용품의 사용량도 덩달아 늘어난다. MT와 각종 학내행사 등을 준비할 때도 쓰기 쉽고 버리기 쉬운 값싼 일회용품은 장보기 0순위다. 대학생과 뗄레야 뗄 수 없는 일회용품.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2003년에 발표된 대학생들의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환경인식을 연구한 ‘대학생 소비자의 교내 일회용품 사용행동에 관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의 대학생 소비자는 일반컵보다 종이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주일 평균 일회용품을 35개 정도 사용하고 있었다. 

2008년 환경부는 보증금 환불 제도를 폐지했다. 이어 2009년 자원순환사회연대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장별 일회용컴 사용이 20~50%가량 늘어났다. 환경부가 2009년 스타벅스 등 17개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 업체의 1회용컵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에서도 전국 4천45곳 매장에서 3억918만444개가 사용됐다.

▲ 서울캠퍼스 주변에 있는 커피전문점 ㅇ에서는 텀블러로 음료를 구입하는 고객에게 스탬프를 찍어준다. 스탬프가 10개 찍힌 쿠폰은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교환 가능하다.

한양플라자 1층에 위치한 로즈버드의 김연희 매니저는 “하루 평균 약 250개의 일회용컵이 나간다”며 “요 즘은 텀블러 등의 개인 컵에 담아 달라고 하는 학생들도 꽤 있는 편”이라고 전했다.
한양사이버대 미니스톱의 이민지 점장은 “1주일에 일회용 종이컵 묶음이 평균 약 20개 정도 나가고 있다”며 “이는 다른 일반 잡화류들에 비해 많이 나가는 상품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점장은 “자유로이 가져갈 수 있게끔 돼 있는 빨대나 나무젓가락의 경우 실제 쓸 양보다 많이 가져가 낭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점은 주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회용품 규제에 대한 학생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소속 학회 ‘에코한울’은 ‘환경세’이야기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회장 정선아<한동대ㆍ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08> 양은 “일일 부스를 열어 일회용 컵을 이용할시 보증금 500원을 적용하고 돌려준 일회용컵에 허브모종을 심어드렸다”며 “환경세를  통해 일회용품을 사용한 소비자가 환경에 대한 책임을  인지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종이컵은 회수가 되더라도 모두 재활용 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의 14%만이 재활용되며 나머지는 소각된다. 나무젓가락 또한 1년에 수십억 개 이상이 한번 사용되고 버려진다.

성동구에서는 각 음식점별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오래전부터 시행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정<성동구청ㆍ청소행정과> 주무관은 “배달음식은 특성상 나무젓가락 등의 일회용품 사용에 따로 규제를 하지 않고 일반 음식점만이 규제의 대상”이라며 “이외에도 학교 체육관이나 강당 등에서 사용되는 막대풍선 등도 규제대상이 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배달음식점에서 사후 그릇을 다시 찾으러 옴에도 불구하고 왜 나무젓가락을 주는 것일까. 이에 대해 학교 근처의 중화요리배달전문점 ‘북경’의 한 관계자는 “젓가락은 특성상 학생들이 잘 잃어버려 회수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은영<사회대ㆍ미디어커뮤니케이션전공 08> 양은 “깨끗한 일반 수저가 제공된다면 나무젓가락 대신 이를 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고양시는 ‘나무젓가락 배달하지 않기’ 자발적 협약을 배달음식점들을 상대로 맺고 있다. 업체 입장에서도 나무젓가락 구입비에 대한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
어쩔 수 없이 일회용품 사용이 필요한 개인들을 위해 친환경적인 억새젓가락도 등장했다. 이는 동물사료와 거름으로 이용돼 음식물 쓰레기와 같이 버려도 될 정도로 친환경적이다.               

 사진 황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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