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간 제한된 자료 공유, 캠퍼스 상호대차
캠퍼스 간 제한된 자료 공유, 캠퍼스 상호대차
  • 장보람 기자
  • 승인 2011.04.30
  • 호수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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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대차 범위 확대 “본 목적 변질돼 어려워”

우리학교 서울캠퍼스에 재학 중인 한양이는 플라톤의 「국가론」을 읽어보려 했다. 백남학술정보관에는 한 권의 책이 있었는데 이미 예약까지 돼있는 상황이었다. ERICA캠퍼스에도 한 권이 있는데 대출가능 상태였지만 백남학술정보관에 소장된 도서이기 때문에 캠퍼스 상호대차도 불가능했다. 예약된 도서를 신청해도 한 달 후에나 받아볼 생각을 하니 까마득했다. 결국 한양이는 동네 공공도서관에서 대출하는 방법을 택했다.

▲ 한양권장도서 목록에 2년 연속 선정된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양캠퍼스에서 모두 소장하고 있어 상호대차가 불가능하다.

우리학교 캠퍼스 상호대차 서비스(이하 상호대차)는 ‘소속캠퍼스 학술정보관에 소장하고 있지 않은 도서’에 한해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한 쪽 캠퍼스에는 예약이 가득 차있고 다른 캠퍼스에는 도서가 대출 가능한 상태이더라도 상호대차를 이용할 수 없다.

최근 대학도서관 뿐 아니라 공공도서관들은 한정된 자원을 극복하기 위해 상호대차를 활용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도서관이 소유ㆍ소장 개념보다 공유ㆍ접근의 개념을 더 확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학교도 2004년부터 캠퍼스 상호대차 서비스를 진행해 이용자 소속캠퍼스 외의 다른 캠퍼스 소장도서를 공동으로 활용하여 부족한 도서관 장서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우리학교를 비롯해 경희대,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카이스트 등 다수의 대학들이 캠퍼스 상호대차를 활용하고 있다. 그 중 성균관대, 연세대, 카이스트의 경우 소속캠퍼스 학술정보관에 소장하고 있지 않은 도서뿐 아니라 소속캠퍼스 학술정보관에 현재 대출가능한 도서가 없는 경우에도 캠퍼스 상호대차 신청이 가능하다.

연세대학교 허영석<학술정보원ㆍ이용자통합서비스팀> 차장은 “처음에는 소속캠퍼스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지 않은 도서에 한해서 캠퍼스 상호대차 서비스를 진행했는데 운영하다보니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자는 학생들의 요청이 많았다”며 “캠퍼스가 다르더라도 같은 학교이기에 좀 더 많은 교류를 하자는 의미에서 복권이 있더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고 말했다.

▲ 백남학술정보관 2층의 강의도서 코너에 있는 수업교재를 도서관 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우리학교를 포함한 경희대, 고려대, 중앙대의 경우는 소속캠퍼스 학술정보관에 소장하고 있지 않은 도서’에 한해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김종우<언정대ㆍ신문방송학과 08> 군은 “대출하고 싶은 도서가 ERICA캠퍼스에는 모두 대출중이었지만 서울캠퍼스에는 도서가 남아있었다”며 “하지만 상호대차 신청을 할 수 없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간의 경우 검색해보면 항상 서울캠퍼스에 우선적으로 도서가 구비돼 있는데 이 또한 예약이 밀리기에 상호대차 신청을 해서 받아보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에 홍용표<백남학술정보관ㆍ정보지원팀> 팀장은 “상호대차는 국외서의 경우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양캠퍼스의 중복투자를 피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며 “중복투자를 피하다 보면 학생들이 불만이 있을 수 있기에 학생 이용자 측면을 고려해 개발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효남<백남학술정보관ㆍ정보지원팀> 과장은 “한양이와 같은 경험을 하는 학생들이 있기에 한 두 번이라도 상호대차 이용이 되고 있는 경우에는 각 학술정보관에서 바로 추가 구입을 하고 있다”며 “중복투자를 피하자는 것은 값이 비싼 국외서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 국내서의 경우 예산 상 필요에 따라 각 캠퍼스에서 모두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호대차의 목적과 상호대차 신청 시 이후에 추가로 도서를 구입하는 현재 대안을 고려해봤을 때 상호대차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같은 도서의 경우 양캠퍼스에 불균등하게 구비된 도서량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학생도 있다. 이에 도서관 측은 도서를 구입하는 수서정책의 변화에 따라 일어난 현상임을 설명했다.

홍 팀장은 “정책이 변해가는데 예전에는 도서관 평가 기준이 도서의 질보다는 장서량이었기에 복본을 사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 캠퍼스에만 5권 씩 편중된 경우는 예전 수서정책에 따르거나 교수ㆍ주제사서 추천으로 인한 예외적인 경우로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기본적으로 국내서ㆍ국외서 모두 1편당 1권만을 구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1권 당 5권 씩 복본을 구입했다. 하지만 이용률이 적은 도서를 모두 5권씩 구입함에 따라 예산의 낭비가 초래됐다. 이에 1990년대 후반에는 3권, 2000년대 초반에는 2권, 2000년대 중반부터는 원칙적으로 1권씩만을 구입하고 있다. 하지만 수요가 많거나 강의도서인 경우 최대 3권까지 복본 구입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도서관 측은 대학도서관의 목적이 변질돼 이용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 과장은 “대학도서관의 고유 기능은 학문 연구와 교육을 위한 도서를 제공하는 것인데 요즘은 강의 교재 대여소로 변질돼 버렸다”며 “희망도서신청 시에도 연구적 소장보다는 수험서나 대학 교육에 걸맞지 않는 내용의 만화책 등을 신청해 연구적 소장을 위한 것보다는 개인의 잘못된 목적에 맞춰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의 도서 요청이 많음에 따라 양캠퍼스 도서관 모두 강의도서 코너를 마련해뒀다. 교양강좌부터 전공서적까지 강의 시 이용되는 교재들을 한 데 마련해 도서관 내에서만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중이다.

장석례<ERICA학술정보관ㆍ정보지원팀> 부장은 “양캠퍼스 모두에 도서가 소장돼 있지만 꼭 필요한 전공도서의 경우에는 오프라인으로 사서에게 요청하면 적극 협조해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류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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