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의 선택
전환’의 선택
  • 김영훈<애드미션> AE
  • 승인 2011.04.10
  • 호수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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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훈<애드미션> AE
이제 막 사회로 첫 발을 내딛으며, 여러 후배들을 만나보곤 한다. “저는 이쪽으로 가고 싶은데 그쪽은 어떻게 되나요”, “요새 이 업계가 어떻다는데 어찌 나가야 할지 고민돼요”. 묵묵히 커피 잔을 들며 말을 듣다보니 문득 떠오르는 내용이 있었다.

알렉산더가 한창 정복사업에 열을 올리던 시절, 굉장히 현명하다 일컬어지는 왕이 통치하던 나라를 함락시킨 적이 있다. 고르기우스라 불리던 이 왕은 도망치며 나라의 보화를 모아놓은 창고에 매듭을 지었다. 그리고 그 매듭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은 세상을 정복할 것이다.” 알렉산더의 도착 이후(그땐 이미 모두 도망쳤다) 물품을 점검하다 문제의 창고를 발견했다. 거의 모든 재화가 그 곳에 모여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알렉산더뿐 아닌 예하 장군들도 모두 모여들었다. 예상대로 굉장히 복잡한 매듭이 창고 문에 얽혀 있었다. 일부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풀 수 있을까 머리도 굴려 보았겠지만, 도저히 답은 떠오르지 않았으리라. 상대는 당대 최고의 현자라 알려진 고르기우스 아니던가.

서로 눈치들만 열심히 보며 긴장하고 있던 찰나, 알렉산더는 가만히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지중해를 떨쳐 올렸던 그 용맹으로 가볍게 매듭을 끊어 버렸다. 만인의 이목이 집중된 순간, 알렉산더는 다시 외쳤다. “내가 세상을 정복할 것이다”라고.

매듭을 푼다고 해서 꼭 줄을 하나하나 풀어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려서부터 스승을 두고 학습을 했다지만, 청년기에 접어들면서부터 말 타고 전장만 누벼왔던 알렉산더에게 매듭이란 너무 어려운 과제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훌륭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만인에게 자신의 위상과 포부를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르기우스는 자신의 현명함에 대해 자신이 있었을 것이다. 때문에 자신이 비록 지금은 ‘힘’이 없어 쫓겨나지만, 자신의 ‘현명함’은 세상 그 누구에게도 굴복할 수 없다는 자존심은 아직 살아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현명함도 ‘발상의 전환’ 앞에선 한 순간에 무용지물이 되고 만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지식의 상아탑에 들어와 성공이라는 산을 막 오르려 한다. 주변에서 많은 경험들이 있었겠지만, 아직 우리의 지식은 새발의 피에 불과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선배들이 가지지 못한 ‘가능성’이란 공간이 있다. 그 공간을 얼마나 늘리고 채워나가느냐에 따라 우리의 미래도 분명 달라질 것이다. 기실, 지식들을 배우고 접하는 것은 어느 곳에서나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그것들을 배움에 있어 어떤 자세로 나아가느냐는 향후 우리가 산을 얼마나 오르느냐를 판가름 할 수 있다. 알렉산더의 ‘발상의 전환’을 생각해 보자. 배움에 있어서 똑같이 배워 나아가기 보단, 바로 그 ‘전환’을 통해 다양한 방면으로 더 뻗어나가면 어떨까.

알렉산더의 ‘전환’은 ‘과감함’ 이었다. 과감하게 정면돌파하는 마인드로 무장한 그에게 복잡한 매듭 따위는 투명한 장애물에 불과했었다. 우리들의 ‘전환’은 무엇일까. 학생다운 패기인가, 아니면 신중하게 한발씩, 하지만 안전하게 나아가는 길인가. 각자가 자신만의 ‘전환’을 가져보자.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 상아탑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보는 것이다.

세상은 지금 이 순간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고, 우리는 그 변화를 막연히 쫓아가고, 헉헉거리며 고민하고 있다. 자신만의 전환을 갖고 길을 만들어보자. 세상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만이 나아갈 수 있는 ‘마이 웨이’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우리가 20대의 황금기를 보낼 대학생활에서 최고이자 최선의 과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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