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공학대 한대련 가입’, 결국 탈퇴
뜨거운 감자 ‘공학대 한대련 가입’, 결국 탈퇴
  • 장보람 기자
  • 승인 2011.04.09
  • 호수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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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대 총투표 진행으로 3가지 안건 통과
▲ 한 학우가 공학대 전체 학생 총투표를 위해 제 1공학관에 마련된 기표소에 들어가고 있다.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공학대 전체 학생 총투표(이하 총투표)가 진행됐다. 이번 총투표는 △등록금 2.9% 합의안 반대 투쟁 △학원자주화 요구안 인준 △공학대 학생회칙 제정 △한국대학생연합(이하 한대련) 가입 찬성ㆍ반대를 다뤘다.

공학대 학생회장 유인선<공학대ㆍ전자시스템공학과 03> 군은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학생회가 많은데 총투표를 통해 그동안 무너져있는 대의체계를 다시 세워보고자 했다”며 “공학대 학생회가 가지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 주요한 선택과 결정은 학우들이 직접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총투표 진행의 취지를 밝혔다.

공학대 학생회는 현재 진행되는 총학생회의 등록금 협상이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고 볼 수 없어 공학대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등록금 반대 투쟁 안건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또 학원자주화 요구안 인준은 공학대 교육환경과 학사제도 중 개선돼야 할 50가지 요구안이 공학대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것으로 인준받기 위해 투표안건으로 상정했다.

공학대 학생회칙 제정은 공학대 학생회칙 부재로 운영원칙의 필요성을 느껴 투표안건으로 만들어졌다. 마지막 안건은 전국 대학생들의 등록금문제를 관장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단체로 한대련이 적합하다고 판단돼 가입한 것에 대해 학생들의 동의를 얻고자 상정됐다.

이번 총투표는 공학대 3천 470 명 중 1천 750 명이 참여해 50.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등록금 2.9% 합의안 반대 투쟁은 81.4%, 학원자주화 요구안 인준은 87.8% 공학대 학생회칙 제정은 86.4%이 찬성했다. 반면 한대련 가입 유지는 54.7%가 반대해 탈퇴가 결정됐다.

공학대 학생회는 지난 2월 한대련에 가입했다. 이는 지난 2월 열린 공학대 단대운영위원회(이하 단운위) 회의에서 결정됐으며 학생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총투표를 진행하는 것을 결정의 전제로 삼았다. 따라서 이번 총투표는 한대련 가입 여부가 아닌 가입 유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학생 대표들의 성급한 한대련 가입에 대해 학생들의 비판이 온ㆍ오프라인으로 이어졌다. 학교 자유게시판에는 △지난 방학 중 이뤄진 ARS여론조사(이하 ARS)의 부적절함 △한대련에 먼저 가입한 후 총투표를 진행하는 점 △한대련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 제시가 부족한 점 △한대련의 정치적 성향을 비판하는 글 등이 게재됐다. 또 총투표를 진행하던 동안 투표소에서는 이번 총투표 중 한대련 안건의 부당함을 나타낸 유인물이 뿌려졌다.

방학동안 공학대 학생 1천 41명을 대상으로 ARS가 진행으며 재학생 788명과 신입생 253명이 응답했다. 이 조사는 타 대학들과 연대한 등록금 투쟁을 위한 한대련 가입 여부와 이공계열 차등 정책, 실험ㆍ실습비 예산과 사용내역 공개 요구 등의 내용을 다뤘다.

임두용<공학대ㆍ기계공학과 05> 군은 “입학 전이었던 11학번이 포함된 표본으로 ARS가 진행됐기에 무효다”라며 “질문에 자세한 설명 없이 단지 한대련 가입에 찬성하는지에 대해 물었다고 하는데 이는 찬성을 유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공학대 학생회는 방학이기에 학생들의 의견을 묻기 어려운 점을 감안해 ARS를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유 군은 “교학과에서 전체 재학생 명단 공개를 거부해 작년 재학생과 올해 신입생 명단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라며 “입학 예정이던 신입생들이 등록금과 의무기숙, 입학금 등 등록금 부담이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해 의견을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규<공대ㆍ기계공학과 11> 군은 “ARS에 참여했는데 등록금 투쟁을 위해 한대련에 가입해서 활동하려고 한다며 찬성ㆍ반대를 묻는데 한대련을 잘 몰라 좋은 단체인줄만 알고 찬성했다”고 말했다.

총투표 시 객관적 정보 설명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공학대 학생 A는 “공학대 학생회에서 배부한 공학대 총투표 해설집이나 투표용지에 한대련은 등록금 투쟁을 위한 단체로 묘사돼있을 뿐 운동권으로 정치적 성향이 강하다는 언급은 없어 객관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익명을 요구한 공학대 학생 B는 “이번 투표는 한대련 가입의 정당성을 얻는 것이 목적이지 등록금에 대한 언급은 한대련 가입의 변명”이라며 “등록금 투쟁을 위해 한대련에 가입하겠다고 하지만 이후에 어떤 활동을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 군은 “한대련의 목적은 대학생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학생의 이해와 요구를 전국 단위 연합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라며 “등록금이나 주요 사업은 허상에 불과하고 내부적으로 다른 일을 하려고 한다고 하는 생각은 심각한 오해”라고 말했다.

총투표로 학교의 교육환경개선금 배정 제안을 받지 않고 등록금 동결 투쟁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으로 결정됐다.

한편 박상길<공학대ㆍ산업경영공학과 07> 군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등록금 투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지루한 싸움으로 보인다”며 “한대련 가입으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보다 우리가 낸 등록금만큼의 교육여건개선을 통해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써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류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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