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 판단에 관한 객관적 고찰
직관적 판단에 관한 객관적 고찰
  • 주상호 기자
  • 승인 2011.04.09
  • 호수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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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확률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

▲ <그림 1>

▲ <그림 2>


 

 

 

100원짜리 동전 하나가 놓여있다. 동전을 6번 던졌을 경우 다음에 제시된 방법 중 어느 것이 나올 확률이 높을까. ‘앞뒤앞앞뒤앞(이하 A), 앞앞앞앞앞앞(이하 B)’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작위로 나열된 A가 나올 가능성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석주<공대ㆍ산업공학과> 교수는 “두 가지 방법 모두 나올 확률은 동등하며 동전 6번을 던질 때 A, B  이외에 어떤 순서로 동전이 나오든 모두 나올 확률은 같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동전을 한 번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다. 이후 한 번 더 동전을 던졌을 때는 이전에 던져서 나온 면과 상관없이 앞면이 나올 확률은 그대로 50%다. 즉 동전을 총 6번 던져도 첫번째에서 여섯번째까지 각각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이다.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를 통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대니얼 카너먼<캘리포니아대학교ㆍ심리학과> 교수는 어떤 불확실한 사건의 확률을 판단할 때 사람들은 추단법, 즉 주먹구구식 방식을 쓴다고 주장했다. 이 방법은 실제로 문제가 되는 사건의 확률을 결정하는 변수와 크게 상관이 없다. 대니얼 교수는 “이 방법 중 하나가 대표성 휴리스틱인데 이를 통해 판단을 내릴 때는 주관적으로 측정한 △모집단과 비슷한 정도 △사건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두드러진 특징을 반영하는 정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했다.

위 동전던지기의 경우 사람들은 실생활에서 동전을 던질 때 B의 경우를 본 적이 드물기 때문에 B가 나올 확률을 더 낮게 측정한 것이다. 확률과 관계된 동전의 독립적 성격을 본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을 포함시켜 확률을 계산한 것이다. 실제로 동전을 던져보면 A가 나오는 것을 보는 확률은 B가 나올 확률만큼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면 직관이란 정확히 어떤 것일까. 게르트 기거렌처<시카고다학교ㆍ심리학과> 교수는 그의 저서 「생각이 직관에 묻다」에서 “직관은 사용하기 편리한 어림법 또는 두뇌의 진화능력”이라고 말했다. ‘재인 어림법’은 판단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한 정보를 빼고 전체적인 정보를 통해 결정을 하는 것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정보가 자질구레한 정보들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간은 매순간 인식 기억과 움직이는 물체를 추적하는 능력과 같은 두뇌의 진화능력을 이용한다. 본성은 인간에게 재능을 부과하는데, 재능을 실행함에 따라 능력으로 굳어진다. 진화능력을 배제한다면 어림셈법은 별 소용이 없는 것이 될 것이고 재능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직관은 두 가지 방법으로 성질을 이해한다. 첫째, 논리적 원리를 토대로 직관의 복잡한 전략을 이용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한다. 각 행동에 따라 그 결과들을 적시하고 신중하게 평가를 내리면서 점수를 매긴 뒤, 가치 혹은 유용성이 가장 높은 것을 선택하게 한다. 둘째, 심리적 원리에 따른 것으로 단순함과 진화된 두뇌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한다.

그렇다면 직관은 어떻게 작동할까. 오른쪽 눈을 감고 그림 1의 아랫부분에 있는 미소 짓는 얼굴을 바라보자. 책을 25cm 정도 떼어놓고 바라보다가 천천히 얼굴 쪽으로 당겼다가 떼어놓기를 반복한다. 왼쪽의 부러진 포크가 붙을 것이다. 게르트 교수는 이에 대해 “두뇌가 또 다시 주변의 정보에 따라 결과를 상상한 것”이라며 “길게 늘어진 물체가 맹점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으로 건너뛰기 때문에 그 공간에도 뭔가 존재하는 것처럼 착각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처럼 두뇌는 정보가 불충분할 때 생활 속 경험을 기본으로 상황을 파악한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그림 2를 보자. 단순 2차원 그림이지만 두뇌의 무의식적인 추론은 상단에 빛이 닿는 방울들은 튀어나와 보이게 한다. 반대로 왼쪽 그림은 상단이 그늘지고 하단이 밝아 방울들이 안으로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게르트 교수는 “빛이 위에서 비추는 모습을 떠올리며 그림을 보게 되는 것”이라며 “두뇌는 적은 정보를 가지고 이러한 구조에 적응하는 어림셈법들에 의존한다”고 전했다.

일러스트 심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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