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는 사람 따로있고, 버리는 사람 따로있고…
굶는 사람 따로있고, 버리는 사람 따로있고…
  • 우지은 기자
  • 승인 2011.04.03
  • 호수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내 음식물 발생량 줄이기를 위한 한구름

▲ 학교식당 아주머니가 남은 음식물을 잔반통에 버리고 있다.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남겨지는 음식물이 문제시되고 있다.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의 경제적 손실가치는 한 해 17조원으로 우리나라의 한 해 식량 수입액의 1.5배에 해당한다. 이는  연간 자동차 수출액에 맞먹으며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이 30년 간 먹고 살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우리학교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내 식당의 잔반량을 알아봤다. 4월의 첫날 1인당 잔반량은 178g을 기록하고 있었다. 생활대 7층의 교직원 식당의 경우 매일의 잔반량을 식권판매대 위에 명시해 학내 구성원들이 이를 자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김미용<생활과학관 교직원식당> 영양사는 “1인당 잔반량을 기록한 작년 10월부터 과거보다는 잔반량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직원식당의 잔반량은 많게는 하루 전체 약 240kg이 나온 적도 있다. 요즘 1인당 잔반량은 평균 약 170g정도다. 신소재공학관 학생식당도 식수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 약 200kg 정도에 미치는 수치다.

교직원 식당에서 ‘환경리워드카드’를 만들어 잔반량을 확인해 스티커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시기엔 잔반이 20% 정도 줄었다. 스티커를 10개 모으면 식사권을 주고 경품추첨을 하는 등 학생들에게 직접적 혜택을 준 행사다. 하지만 개인 업체인만큼 재정상 일시적 이벤트로 끝날 수밖에 없다. 김 영양사는 “메뉴 운영에 따라 잔반량의 차이도 있다”며 “밑반찬이 있는 백반류보다는 볶음밥 등의 일품식이 잔반량이 더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전인영<신소재공학관 학생식당> 영양사는 “잔반 중엔 자율적으로 배식되는 김치가 가장 많다”며 “먹을 의향이 있는 학생들만 적당히 가져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남은 음식물을 처리하는 일도 낭비 그 자체다. 김 영양사는 “발효화, 사료화 시설을 설치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해주는 공장에 kg당 비용을 지불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경운동단체의 현희련<에코붓다> 사무국장은 “2005년 1월 1일 이후로 음식물쓰레기의 직매립이 금지됐지만 음식물쓰레기의 발생량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음식물쓰레기의 47%가 먹고 남은 음식이므로 버리는 음식의 양을 줄인다면 연간처리비용의 절반인 3천5백억 원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사회에서 효과적으로 음식물을 줄인 사례로 경일대학교의 ‘제로젤로데이’와 ‘에코도우미’가 있다. ‘제로젤로데이’는 매주 금요일 학생식당을 이용한 전원이 음식을 모두 남기지 않은 경우 식사한 인원만큼 1인당 100원씩을 장학금으로 적립해주는 제도다.

류장호<경일대ㆍ학생지원팀> 직원은 “올해 3년째인 음식물쓰레기 제로화 캠페인을 통해 전체 잔반량이 20~30% 정도 줄었다”며 “전체 잔반량이 1리터 줄어들 때 장학금을 1000원 적립하는 등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혜택은 학교와 식당이 절반씩 부담한다. 류 직원은 “완전한 제로화는 어렵지만 학생들 스스로 남긴 음식의 양을 체크하면서 의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라며 “음식물쓰레기 제로화 캠페인이 자리를 잡았으니 이번에는 1인당 제공량을 줄인 ‘2% 부족식단’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잔반을 줄이기 위해 ‘빈그릇운동’을 주관하는 현 국장은 “대학생은 다음 세대 사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대상이므로 그들의 관심과 의식이 미래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대학생 시기에 올바른 환경보전의식 확립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진 류민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