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농민·영화인 연대투쟁 돌입
FTA, 농민·영화인 연대투쟁 돌입
  • 양영준 수습기자
  • 승인 2006.02.26
  • 호수 12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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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주권, 문화주권 수호 투쟁 할 것”
촛불문화제. <쌀과 영화>에서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함께 무대에선 가수 정택춘이 평택미군기지확장반대에 참여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 = 오마이뉴스

지난 17일 스크린쿼터 영화인대책위(이하 대책위)와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이 함께 주최한 촛불 문화제 ‘쌀과 영화’가 광화문 열린광장에서 열려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 투쟁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오고 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제2의 한일합방인 한미 자유무역협정(이하 FTA)을 3백5십만 농민과 7천만 민족의 이름으로 단호히 거부한다”며 “문화주권 수호투쟁에 앞장서고 있는 영화계는 물론이고 모든 국민들과 함께 식량주권, 문화주권 수호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인과 농민들의 연대에 관해 대책위 최영재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별개로 인식해온 농민과 영화인들의 투쟁은 결국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스크린 쿼터 축소를 미국이 왜 집요하게 요구하는가를 생각해보면 미국식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의한 폐해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전농 오봉석 정책부장은 “한미 FTA 협정이라는 것이 영화·농민을 비롯해 우리 사회 각계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같이 하지 않고서는 저지하기 힘들다”며 “IMF를 이후로 각 분야에서 투쟁해온 경험들이 서로 연대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영화인·농민의 연대는 지난 3일 워싱턴에서 개시된 한미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이 영향을 끼쳤다. 한미 FTA 협정이 체결되면 10년간에 걸쳐 양국 간 무역 품목의 90% 이상을 무관세로 개방한다.

한국과 미국 간 교역 블럭을 사실상 제거하는 한미 FTA는 사회 전반에 걸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관측된다. 먼저 경쟁력 있는 산업 분야의 종사자들은 이득을 볼 수 있지만 취약 분야는 소득이 줄고 나아가 생계수단까지 잃어버릴 막막한 지경에 처하게 된다. 결국은 다른 직종으로 직업을 옮겨야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정부 및 재계는 FTA 협정으로 관세철폐에 따른 수출 증대, 고용 창출 및 내수 활성화, 경제규모 성장, 미국 시장 선점 등의 긍정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42∼1.99%(29억∼135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긍정적인 면 못지않게 부정적 효과의 파급도 예상된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업 분야는 농업생산량이 2조 원 가량 감소할 정도로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쇠고기를 비롯한 육류와 과일류 등에서 피해가 올 것으로 분석된다. 또 우리나라가 미국에 상품을 수출하는 것 이상의 품목들을 수입하게 될 경우 현재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고용은 8만5천명의 농업 인력이 줄어들고 10만4천명의 서비스업 인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가속화돼 비정규직 노동자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대책위, 전농, 민주노총, 민중연대, 전교조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스크린쿼터사수·한미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를 3월 중에 출범해 활동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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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8-02 23:11:29
영화인과 농민의 연대를 보면서, 사회 각 계층이 함께 FTA에 대한 문화주권과 식량주권 수호를 위해 투쟁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시민단체들과의 협력으로 스크린쿼터와 한미FTA에 대한 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가 출범한다는 것도 좋은 소식입니다. 하지만 농민과 취약 분야가 피해를 볼 수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가 등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대안이 필요합니다. 국민들의 이익을 위한 협상과 상호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