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이 추천하는 문학사진기행, 첫 번째
교수님이 추천하는 문학사진기행, 첫 번째
  • 심소연 기자
  • 승인 2011.02.27
  • 호수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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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혜영<국문대ㆍ한국언어문학과> 교수
차혜영<국문대ㆍ한국언어문학과> 교수는 박완서 작가의 소설 「엄마의 말뚝」을 추천했다. 지난달 22일 별세한 박 작가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여자네 집」 등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아픔이 담긴 작품들을 다수 남겼다. 차 교수는 박 작가의 별세를 맞아 그의 작품을 다시 읽어보길 권했다.

세편으로 구성된 연작소설 「엄마의 말뚝」중 1편은 일제강점기 구한말의 문화와 서구문물이 혼재했던 상황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아들을 성공시키고 딸을 ‘신여성’으로 만들기 위해 고향이었던 시골 ‘낙적골’을 떠나 서울 ‘현저동’으로 옮겨와 고군분투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담겨있다.

‘엄마의 말뚝’에서는 어린아이인 ‘나’의 시선으로 본 궁핍하고 치열한 삶의 장소로서의 현저동이 나타난다. 작품에서는 ‘나’의 가족들이 살던 현저동 꼭대기 괴불마당집과 즐비한 판자촌,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인 감옥소 마당 등 현저동의 여러 배경들이 묘사돼 있다.

하지만 소설 속에 묘사된 현저동의 모습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상자갑을 쏟아 부어 놓은 것처럼’ 밀집된 판자촌은 이미 아파트와 연립주택들로 바뀌었고, ‘나’가 미끄럼틀을 타던 서대문 형무소는 역사박물관이 됐다. 차 교수는 작품 속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보며 한국 개발사회의 단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 류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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