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총장에게 바란다
신임총장에게 바란다
  • 윤태훈 명예 교수
  • 승인 2011.02.27
  • 호수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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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태훈 <공대ㆍ건설환경공학과> 명예 교수
2000년 10월 5일자 주간조선에는 “사학 빅3구도에 안착한 한양대학교“라는 기사가 있었다. 당시 한양대학은 중앙일보평가를 포함한 많은 지표에서 최상위권을 점유하여 높아진 위상을 뽑내었고 동문을 포함한 한양가족에 자긍심을 한층 높여 주었다.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2010년 QS세계대학평가와 중앙일보대학평가에서 다 같이 사학 7위였다. 이를 표현하는 데에는 추락보다 더 적절한 어휘가 있겠는가? 이것이 개교 100주년인 2039년 세계100대 대학 진입을 위한 비상을 외친 대학의 모습인가?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에 이르게 하고 비상은 고사하고 추락을 막지 못한 책임은 어디에, 누구에 있는가? 일차적으로 학습이 부진했으리라 여겨지는 학부 학생과 대학원생, 이들을 지도하는 교수의 책임이고 이를 챙겨야 하는 학과장의 책임이 간과될 수 없으며 목표를 정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추진하지 못한 단과대학 학장의 책임이 크고 이를 지원해야 하는 대학본부 처장들의 책임 또한 크다. 총괄적인 책임은 비전을 제시하고 정신적이고 재정적인 지원을 통하여 대학을 이끌어야 하는 지도력은 총장의 몫이다. 추락된 대학의 위상이 비상되기를 원하고 한양대학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한양가족은 신임총장에 바람이 있을 것이고 이를 위해 신임 총장에 대한 바람을 청원하고자 한다.

첫째, 총장은 재단에 예속되지 않는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여 대학발전의 엔진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이사회는 대학발전에 필요한 재단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사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매년 시행되는 대학평가에서 상위 교수실적에 비하여 대학의 지원은 항상 하위등급이다. 하위등급의 대학지원이 대학평가를 끌어 내리고 있는데 이점 확실히 개선되어야 한다.

둘째, 2039년 세계100대 대학 진입은 거액의 대학발전기금을 필요로 한다. 대내적인 모금통로의 하나는 대학동문이다. 개교 70년이면 모금의 연륜을 갖는다고 한다.

셋째, 2039년 세계100대 대학 진입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대학발전의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미래는 지금과  다를 수 있으므로 국내외 사회의 변화를 예견하고 이에 부합되는 선도적인 대학의 운영, 교육 및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원활한 소통을 통해서 의사전달이 쉽게 이루어지고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지고 관료화가 아닌 투명개방적인 경영체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일터로 평가되는 구글의 관료화와 느린 의사결정에 반발하여 다수의 주요 임직원이 페이스북으로 이동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넷째, 2039년 세계100대 대학 진입을 위해서는 대학의 조직과 운영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현재는 학장, 학과장이 돌아가면서 임기 2년 동안 통상적인 업무처리에 머물고 있다. 이러한 재래적인 조직에서는 비상이 이루어질 수 없다. 학과와 단과대학을 소신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학과장과 학장의 임기가 최소 3년에서 제한없이 연임이 가능하도록 연장하고 응분의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지구상 많은 대학들이 학과장과 학장의 공모공고를 낸다. 이들 광고에 나타난 자격요건은 입증된 대인관계, 뛰어난 연구실적과 강의실적, 국가적인 인지도, 입증된 행정경험, 다양한 학제 간 연구, 교육 및 공기업간의 조화에 강한 지도력을 요구한다. 필자가 1983년 SUNY Buffalo에 교환교수로 1년간 가 있는 동안 토목공학과의 연구부교수로 직함을 부여하면서 과교수회의에 참석자격의 통보도 있었다. 26명의 과교수회의에서 목격한 하나의 사실은 학과장이 한 교수를 지적하면서 연구비가 없으니 강의를 한 과목 더하라는 것이었다. 단과대학과 학과의 발전은 단과대학단위로, 학과단위로 학장과 학과장이 이끌어 갈 수 있어야 한다. 토목공학과의 경우 1999년 중앙일보대학평가에서 한양대 토목공학과는 사립대학 중 1위를 했고 2002년 대교협대학평가에서는 국립, 사립대학 통합평가에서 학부와 대학원이 다 같이 전국 1위를 했다.

다섯째, 교수업적의 평가와 학사관리가 엄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교수의 강의와 연구실적의 평가를 통하여 책임을 묻고 보상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학점이 후한 교수와 과목에 학생이 몰려 대학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 병폐가 과감히 추방되어야 해야 한다. 학점이 후한 교수는 비교육적인 많은 결함을 갖고 있다. 강의를 열심히 하고 원서교재의 수준으로 학생을 평가한 결과 많은 학생이 낙제를 했으나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실력이 높아져 기술고시에 어려운 선택과목이었으나 한양대 학생들은 그 과목을 선택하여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고 지방대학에서는 이 과목의 정보를 얻으려고 고시반을 방문했고 어려운 과목을 경험한 다수의 졸업생들은 계속해서 후배들도 그렇게 지도해주라고 주문하는 편지를 보낸 예가 있다.

윤태훈 <공대ㆍ건설환경공학과> 명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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