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폰, 내 귀에 원리가 있다
이어폰, 내 귀에 원리가 있다
  • 유병규 기자
  • 승인 2011.02.27
  • 호수 1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동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소리
지하철을 타면, 젊은이들의 태반은 이어폰을 끼고 있다. 또 책을 읽을 때나 공부를 할 때, 이어폰이 없다면 어떻게 지낼까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워크맨이 우리에게 걸어 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자유를 줬다고 하나 과연 이어폰이 없었다면 이런 일이 가능하기는 했을까. 혼자 듣는다는 점 때문에 개인화되고 단절돼가는 사회를 상징하기도 한 이어폰을 보면서 이어폰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폰이 탄생한지는 꽤 오래전 일이다. 1870년대 중반 에디슨은 청진기를 개조해 헤드폰 모양의 기기를 만들어냈고 이를 청진기를 의미하는 말인 ‘스테더스코프’라고 불렀다. 이를 헤드폰과 이어폰의 시초로 본다. 헤드폰과 이어폰은 걸어 다니며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장점을 앞세워 사람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이후 워크맨의 탄생으로 이어폰은 대중들에게 더 쉽게 보급됐다. 헤드폰이 조금 더 좋은 음질을 찾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면 이어폰은 저렴하고 착용감이 좋은 쪽으로 나아갔다. 요즘은 이 둘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어폰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선을 의미하는 케이블, 귀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유닛, 진동판이 바로 그것이다.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잘 살펴보면 숨어있는 과학을 발견할 수 있다.

일단 전자기기에 이어폰을 꼽으면 케이블을 타고 전류가 흐른다. 이 전류가 흐르는 동시에 자기장이 발생하는데, 자기장 때문에 진동판에 붙어있는 코일이 전자석으로 바뀌게 된다. 이것은 쇠못과 에나멜선을 가지고 자석을 만드는 것과 원리가 같다. 다음으로 자기장과 전류의 방향으로 도선이 받는 힘의 방향이 결정되는 플레밍의 왼손법칙에 따라 전자석이 힘을 받게 된다. 이 전자석의 움직임에 의해 진동판이 공기를 진동시키고 이 진동에 따라 소리가 전달된다. 이어폰을 열어보면 투명한 비닐에 금속부품이 들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비닐이 진동해 직접적으로 소리를 만들어내게 된다. 진동판은 소리가 진동을 타고 전달된다는 점에서 이어폰의 핵심부품으로 볼 수 있는데, 진동판의 성능에 따라서 이어폰 전체의 가격이 결정되기도 한다.

이어폰을 사고 나서 에이징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에이징이란 아직 몸이 덜 풀린 진동판을 자극시키기 위해 다양한 음역대의 음악을 틀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에이징을 통해 조금 더 자신에게 맞는 음질을 들을 수 있지만 지나친 에이징은 진동판 변형으로 원래 소리를 잃을 수 있다.

최근에는 이어폰이 소음성 난청과 불안, 스트레스 증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해 이어폰에 대한 경감심이 일고 있지만  뼈의 진동을 통해 소리를 전달하는 이어폰이나 청각보호기능을 갖춘 이어폰들도 등장하고 있어 이러한 문제는 점차 해결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