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대신문 문예상 비평부문 우수작 「아바타, 그 치밀함에 대하여」
2010 한대신문 문예상 비평부문 우수작 「아바타, 그 치밀함에 대하여」
  • 이지연<문화콘텐츠학과 석사과정 1기> 씨
  • 승인 2010.12.06
  • 호수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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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아바타> 봤어?”

 

지난겨울, 화두는 단연 <아바타>였다. 금방 타올랐다가 금방 식어버리는 인기가 아닌 지속적인 관심을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심지어 재개봉한 스페셜에디션 역시 예매순위 1위를 달리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아바타>는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완벽한 CG기술로 환타지 세계 완벽 구현, 3D영화의 재발견, 기존 ‘모션 캡쳐’ 기술을 뛰어넘는 ‘이모션 캡쳐’ 기술의 도입 등 매력적인 수식어를 달았다. 반면 식상한 스토리전개로 제임스카메론 감독에게 ‘이전 작품보다 실망스럽다.’라는 투정 아닌 투정을 하는 관객도 많았다.

14년 동안 <아바타>를 준비한 제임스카메론 감독이 과연 영화의 기술적 측면만을 고려했기 때문에 식상한 서사구조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을까? 스토리와 텔링 방식의 필연적인 관계를 살펴보면 우린 감독에게 이런 말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I See You."

 

“I See You.”

“당신을 봅니다.”

 

영화 <아바타>의 주된 모티브이며 주제를 전달하는 대사다. 단순히 눈으로 상대의 겉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당신의 내면까지 보고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치 오래전부터 들어 귀에 익숙한 그 멜로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가 떠오르지 않는가. 파란피부의 가진 낯선 외계 생명체, ‘나비족’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바로 진정한 ‘소통’의 의미가 아닐까.

 

‘소통’(疏通):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

 

우리가 주목할 점은 ‘나비족’의 소통방식이다. 그들은 굳이 구구절절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거나 설명하지 않는다. ‘나비족’과 판도라의 동, 식물은 촉수가 있어 연결을 통해 하나가 된다. 그들은 ‘연결’을 통하여 내면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진심을 다해 마음을 전해면 통한다는 ‘나비족’의 소통방식은 그들을 진정한 하나의 유기체로 만들어준다.

 

 

익숙한 서사구조, 그 존재의 이유

 

 ‘뭐야, 이거 어디서 본 얘긴데?’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미래 시대의 <늑대와 춤을> 이야기라는 평을 많이 보았을 것이다. 주인공 제이크가 판도라에 가서 나비족과 어울리며 동화되는 모습이 마치 <늑대와 춤을>의 던바를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한다.

 

 익숙한 서사구조는 관객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전 세계를 타겟으로 제작된 영화이기 때문에 익숙한 서사는 문화적 할인율을 낮춰준다는 장점이 있다.

<아바타>는 3막 구조, 영웅의 12단계를 매우 유사하게 따르고 있어 관객이 영화에 자연스럽게 몰입하고 거부감이 없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 위의 도표와 같은 구조에 ‘소통’이라는 주제를 얹어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켰다. 나비족에게 소통이라는 것이 가능하게 된 궁극적인 요인은 ‘에이와’라는 신에게서 출발한다. ‘에이와’는 판도라 행성의 신으로, 나비족이 정신적으로 소통하는데 기여한다. <아바타>의 3막 구조에서 제1구성점과 제2구성점의 유기적인 연결 중심에도 에이와가 있다. 에이와가 인간인 제이크에게 계시를 했고, 투르크막토가 되는 것을 통해 계시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판도라 안에서만 유기체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관여하고 있는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한편, 에이와의 계시를 받은 제이크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단순히 인간에서 아바타로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아니다. 제이크는 관객을 극으로 이끄는 일종의 관객의 리더다. 이와 같은 캐릭터를 ‘관객대변인물’이라고 부른다. ‘제이크’는 <아바타>를 이끌어가는 주요 캐릭터로 기존 불완전한 존재에서 완전한 존재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객은 그런 제이크에게 자신을 투영한다. 이렇게 관객의 입장을 대변하는 극중 캐릭터를 ‘관객대변인물’이라고 하는데, 제이크는 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듬직한 캐릭터다. 관객은 제이크와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점차 나비족이 되어간다. ‘제이크’가 영웅의 12단계를 착실히 따라갈 때 관객역시 스스로 영웅이 된다.

익숙한 것은 새로운 것을 습득하기위한 일종의 안전막이 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아바타>를 통해 전하는 메시지를 바로 ‘나비족’이 전하고 있다. 하지만 관객들이 파란괴물인 ‘나비족’에게 몰입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제임스카메론 감독은 영화 속 장치들을 통하여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나비족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효과적인 Telling방식, 관객몰입의 극대화

 

  관객은 영화가 시작하고 10여분 만에 ‘나비족의 세계’, 판도라에 진입한다. 감독은 판도라와 인간의 세계를 적절하게 분배하여 관객의 몰입에 도움을 준다. 관객이 낯선 판도라의 세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두 특성화된 공간의 시간분배를 전략적으로 했음을 볼 수 있다. 관객은 점점 판도라에 익숙해지고 나비족과 하나되어 간다.

나비족, 그 파란 생명체에서 공감을 얻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서양인들은 파란캐릭터에 거부감이 있다고 하며, 대부분 영화에서 파란빛은 우울하거나 공포스러운 느낌을 줄 때 많이 사용된다. 나비족과 판도라는 파란색과 에메랄드빛, 형광색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관객이 환상적인 세계로 볼 수 있게 만들었고, 신비로운 곳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막무가내 ‘3D’영화가 아닌 전략적인 3D‘영화’

 

 <아바타>영화에서 3D를 이야기를 빼놓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아바타>는 개봉 전부터 3D영화 기술, 이모션캡쳐 등 다양한 신기술을 사용한 영화로 기대가 대단했다. 하지만 개봉 후 관객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라졌다. 3D영화라는 느낌을 살리지 않은 감독의 의도를 이해하는 관객들의 반응차이가 아닐까 생각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관객들이 3D영화를 볼 때 3D 입체 영상의 실감나는 느낌만을 받고 돌아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는 3D를 영화의 한 부분으로만 차용했다. 영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일정한 부분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영화에 꼭 필요한 음악, 구도, 카메라워킹, 색채 등 다양한 부분의 일종으로 3D를 사용했다. 그러한 이유로 그는 기존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컷 분할을 그대로 사용하여 관객이 3D에만 빠지는 것을 막았다. 특히 스펙타클 부분(공중비행)에서도 탁월하게 3D효과를 살릴 수 있는 것이 명백하지만 그는 거부했다. <크리스마스 캐롤>에서 효과적인 3D효과를 살린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그의 전략적인 3D기술사용은 관객이 더욱더 극에 몰입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그의 14년간의 노력은 관객이 <아바타>에 몰입할 수 있는 동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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