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1개월 차
P군의 출근길은 차다
언제나 시작은 겨울이었지
거쳐 간 입장권들을 떠올리며 비틀비틀 시작한 하루
겨울은 그래서 차다
웅크릴수록 더 차다
아래서부터 차지는 강물은
정작 제 몸 굳히기는 위에서부터 한다지
출근길 구멍가게 앞 냉장고도
계절이 빙점을 지날 때
낯빛을 바꿀게다
숙취 낯선 나그네
마실 콜라 얼지 말라고
제 몸 덥혀 보온하고 있을게다
P군은 냉장고를 연다
각색의 열매들이
빼곡히 익어가는 작은 숲
언 손가락으로 빨갛게 익은 콜라하나 따낸다
입천장에서부터 몸의 저 먼 곳까지
달큼히 터지는 따뜻함
사뭇 진지했던 아침의 투정도
깡그리 터진다
서서히 녹아든다
겨울이기 때문이리라
그들도 실은
따뜻한 사람이리라
신입사원 P군은
출근하는 중이다
이제는 춥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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