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대신문 문예상 시부문 우수작 「서사들」
2010 한대신문 문예상 시부문 우수작 「서사들」
  • 김동환<인문대ㆍ국어국문학과 05>
  • 승인 2010.12.04
  • 호수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야기가 없어요

이야기를 주세요

쓸 이야기가 없어요

이야기가 사라진 밤이에요

서사는 어느 나라 어느 골목에 숨어

뭉그러진 숨을 펼치고 넘어지고

어느 술잔 속 파란 기포는

오래된 이야기를 산화시켜 흩뿌리나요

골목 속의 골목 속의 골목을 헤메던

신화 속의 서사들은 어느 숨소리로 사라지고

거짓말 같은 대로변의 가로수들은

무슨 전설을 숨기고 오랜 잎을 떨구는지

잊혀진 모자를 쓰고 거리를 헤메는 아이만이

이곳은 서사가 없는 늙은 나라라고

가을을 잃은 바람만이 떠들어대는 거리에서

어느 볕에 사라진 이야기를 하메는 그림자처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