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한류’야
반갑다 ‘한류’야
  • 취재부
  • 승인 2006.01.05
  • 호수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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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결연 상해교통대 益友신문 교류기사

일러스트 이정빈
중국 대학 캠퍼스에도 스며든 한류

상해교통대 기숙사에 들어서면 여기저기서 한국말, 한국노래, 한국드라마가 귓가를 간지럽힌다. 기숙사 옆방에 있는 여학생은 한국어를 독학하고 있는 중이서 나조차도 ‘아나하세요(a- ni- ha- se- yo)’라는 말이 입에 뱄고, 학교 내부의 인터넷사이트 comic을 통해서 한국의 인기드라마를 보는 학우들을 손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최근 여학생들은 한국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오락프로그램 ‘연애편지’를 통해서 인기가수그룹 ‘동방신기’ 소속의 잘생긴 인물들에 푹 반해 있다. 여학생들만 쉽게 흥분하는 줄로 알고 있었더니, 전하는 소식을 들으면 평소에 무게잡기로 유명한 남학생들도 매일 귀에 이어폰을 꽂고 한국의 대중음악을 듣고, 방에서는 한국드라마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哈韓(ha han), 한류의 또 다른 표현

중국에서는 이렇게 한국의 대중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을 일컬어 ‘哈韓(ha han)족’ 이라고 한다. ‘哈’자는 일본문화에 깊히 빠진 사람들을 ‘哈日’이라 부를 때 쓰였다. 그후 한국의 문화가 상륙하면서 자연스럽게 ‘哈韓(ha han)’으로 사용하게된 것이다. ‘哈日’이라는 단어는 중국의 사투리에서 더위로 인해서 현기증이 생기는 증상을 뜻하는 말인데, 지금은 한국과 일본의 문화에 푹 빠지는 정도를 표현하는 단어가 됐다.

중국에는 ‘얼음이 석 자로 되는 것은 하루 이틀에 언 것이 아니다’라는 속담이 있다. ‘哈韓족’의 출현도 하루 이틀로 될 일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 한류현상은 이미 조짐를 보이고 있었다. 아울러 우리들은 한류의 거센 기세를 막을 수 없다는 것도 예상하고 있었다.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은 이 한류가 이렇게 오랫동안 불 수 있었다는 것과 한번 불 때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빠져든다는 것이다.

한류문화의 원천

한국 문화 힘의 원천이 어디에 있는가에 대해, 중국내 많은 사람들은 서로 다른 의견과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문화는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레 국경을 넘어서고, 그 누구도 문화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

이번 학기의 새해공연에서 한국 유학생들의 열정이 가득 찬 댄스는 본토 학생들의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이 갈채는 인정뿐만 아니라, 동시에 받아들임을 나타낸다. 한국 학생들의 개성이 넘치는 아름다움은 아직도 나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다. 그들은 본토 학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

이렇게 보면 한류를 향한 모든 뜨거운 열정은 이해하기 쉽게 됐다. 사실상, 한국문화, 그리고 다른 어떠한 문화에 대해서 우리들은 어떠한 배척과 질투를 하지 않는다. 다만 받아들일 뿐이다.

대다수의 유행은 유행일 뿐이며, 한 순간일 뿐이다. 한가지의 유행에 속한 ‘한류’의 생명력이 이토록 왕성하고, 그 불꽃이 오래 동안 꺼지지 않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한국의 본토 문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한류에 대해서는 어떠한 뚜렷한 특징도 찾기가 어렵다. 이는 바다가 여러 줄기의 강물이 모여 바다를 이루는 것처럼, 한국문화도 여러 문화를 받아들이고 그 문화들을 융합시켰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에도 한류와 같은, ‘日류’나 ‘美류’ 현상이 있다. 한국 문화 속에서 일본이나 미국 문화의 그림자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 유가사상의 흔적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비록 많은 문화를 받아들여 융합시키기도 했지만 자신만의 특징도 살려낸 것이 한국 문화의 장점이다. 중국의 노신 선생님은 ‘拿?主?’이라고 말했다. 즉 다른 사람의 것을 가져와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문화는 참고할 수 있으나 대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러 문화의 충격 하에서 이 점이야말로 우리가 한국에서 배워야할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외래문화에 저항할 이유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자신을 대국이라고 자칭한다. 그래서 이국의 좋은 것은 우리들의 넓은 도량을 갖고 포옹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우리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어떻게 흡수하고 소화를 시키는가? 어떻게 우리의 본토의 문화의 일부분으로 융합시킬 것인가? 이 모든 것은 우리 대학생들이 생각을 해봐야 할 문제들이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서 경제의 세계화는 필연이 됐다. 그럼 우리의 문화도 세계화가 되어야겠는가? 많은 대학생들은 지금 자문하고 있다. “언제 우리의 문화도 외국에서 중국 열풍을 일으킬 것인가?” 우리의 문화도 많은 곳에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우리도 세계에 우리의 문화를 알리고 있다.

글 : 중국 상해교통대 益友신문 주소추 기자
번역 : 최선(사회대·신방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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