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보호를 위한 우리들의 고군분투
환경 보호를 위한 우리들의 고군분투
  • 김명지 기자
  • 승인 2010.11.20
  • 호수 1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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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과 참여, 무심함 넘어 변화 일으키다

환경운동가 서한태 박사는 대기업 유해 공장 반대 캠페인 중 이런 말을 전했다. “못된 사람은 역사가 심판하고, 우리의 바보짓은 자연이 심판한다.” 우리가 자연에 저지른 잘못을 뒤늦게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말이었다. 그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지금도 서 박사를 비롯한 여러 환경운동가들의 후예들이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곳에는 대학생도 함께 하고 있다.

우리가 보는 우리 환경

환경운동과 관련해 대학생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지난 1997년 대학생들의 환경 의식에 대한 통계를 낸 이징연<대구보건대학ㆍ보건환경과> 교수는 “대학생들은 한국의 환경 수준이 전반적으로 매우 불량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업의 공해 방지 노력 부족이 주된 이유”라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통계에서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환경 개선을 위한 선결 과제로서 ‘국민 의식의 개선’이 35.98%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시간이 오래 흐른 후의 자료니 대학생들의 생각이 변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의 연구 사례가 적어 오래된 자료를 활용해야 했기에 정확한 의식 수준의 문제를 시의성 있게 지적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상황 속에 환경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저마다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기훈<자연대ㆍ수학과 04> 군은 “환경문제에 대해 나 스스로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되진 않지만 환경활동에 참여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대학원 진학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정주연<자연대ㆍ생명과학과 07> 양은 “환경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인식하고 있는 편”이라고 전하며 “학교 불끄기나 과도한 난방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준현<자연대ㆍ수학과 08> 군은 “환경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환경활동에 참여하는 것에도 다소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대학생환경운동연합회에서 일하고 있는 김재균<대자연> 부장은 “문제의 원인은 의식과 실천의 부재”라며 대학생의 환경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했다. 김 부장은 또 “‘등록금 낸 만큼’이란 식으로 냉ㆍ난방을 자유롭게 사용하지만 이에 따른 환경적 악영향을 고려하는 점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대학생으로 환경활동

회의적 상황에도 현재 여러 환경활동 단체에는 대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대한 한 원인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의 생성이 꼽히기도 한다. ‘코웨이 그린메이커’(이하 그린메이커)의 박미영<코웨이ㆍ마케팅 전략팀> 씨는 “블로그, 카페, 트위터 등을 활발하게 이용하는 학생들의 활동은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며 “그린메이커의 활동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학생들에게 경각심이 들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환경활동 단체는 특성상 여러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우선 기업 후원을 배경으로 활성화된 단체들이 있다. ‘그린메이커’도 그 중 하나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그린메이커들의 활동은 본사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박 씨는 “본사 환경사무국의 부서들은 그린메이커들에게 환경교육을 실시하며 환경경영의 내용과 환경 중심적 사고에 대해 가르친다”며 “더불어 그린메이커들이 환경 경영 활동의 일정 부분에 참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활동 내용에 대해 박 씨는 “활동 기간 내에 환경 캠페인에 참가하는데 올해의 경우 환경의 날을 맞아 폐휴대폰 수거 및 자정 식물 배포 등을 내용으로 했다”고 소개했다.

비영리단체와 관련된 학생들의 활동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김 부장은 ‘대자연’이 환경캠퍼스 지킴이를 통해 학내 환경활동을 이끌고자 노력했다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환경교육은 물론 대학생들을 환경 교사로 양성해 청소년들을 가르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대자연’의 활동은 외국 관공서를 찾아 함께 논의하고 환경 세미나를 개최하는 방식으로 해외에서도 이어졌다.

일부 학생들의 교내 자체적인 환경 활동도 있다. ‘뿌리와 새싹 대학모임’(이하 ‘뿌리와 새싹’)의 이정현<이화여대ㆍ생명과학과 07> 양은 “인터넷 커뮤니티 운영을 통해 열린 정보 공개가 가능했고 이것이 상당수의 오프라인 활동자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뿌리와 새싹’의 활동 내용에 대해 이 양은 “학내에 작은 텃밭을 만들고 생산된 작물을 교내 학생들이 소비하며 수익금을 불우이웃에게 전하는 식의 활동을 한다”며 더불어 “학교 차원에서의 새로운 제도 도입을 장려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서미경<대자연> 대리는 “학교는 환경 캠퍼스를 추구하지만 학생은 이에 무심할 때가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회색’ 학생들을 ‘초록색’ 학생들로 바꾸기 위한 이들의 고군분투는 오늘도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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