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하게 소통 한번 해봅시다
위풍당당하게 소통 한번 해봅시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11.13
  • 호수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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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하게 소통 한번 해봅시다.

최근 들어 캠퍼스 게시판에 차기 총학생회에 출마하려는 학생들의 사퇴서가 줄지어 붙어있다. 어느새 현 28대 총학생회가 물러날 때가 다가온 것이다. 최근 28대 총학생회의 지난 1년의 행보에 대한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학생들의 소리는 대게 하나로 통일됐다. 도대체 이번 총학생회가 한 것이 뭐냐는 것이다. 이는 단순하게 공약 이행율이 약 45%에 머문다는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이 총학생회가 무엇을 하였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소통의 문제이다.
총학생회는 학생들에 의해 선출된 학생의 대표이자 대변인이다. 단순히 전체의 얼굴이 아니라 전체의 소리를 말할 줄 아는 얼굴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체와의 소통이 필요하다. 하지만 28대 총학생회의 소통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캠퍼스 내 게시판과 온라인상 자유게시판에서 28대 총학생회의 태도는 소통의 문제를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이들의 활동은 임기 초기와 특정 사건이 일어날 때를 빼고는 소극적이다 못해 게으르다. 온라인 자유게시판에 총학생회에 문의하는 글이 올라와도 그에 대한 답변은 즉각적이지 않고 시원찮은 답변들의 반복일 뿐이며, 캠퍼스 게시판에서도 총학생회가 어떤 일을 할 것인지, 결과가 어떠한지의 게시물도 보기가 어렵다. 28대 총학생회는 이에 대해 나름의 이유를 말하고 있지만 이미 위풍당당하지 못한 총학생회의 늑장 태도는 학생들과의 소통을 제 손으로 끊은 결과를 낳았다.
총학생회와 학생들의 소통의 문제는 현 총학생회의 공약 이행 결과로도 알 수 있다. 28대 총학생회의 주요 공약이자 학생들의 관심은 등록금 문제 해결이다. 늘 투쟁하겠다는 말뿐이지 실질적인 해결은커녕 어느 정도 진전했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는 이에 대한 불만과 학교와의 협상을 단념하자는 소리도 들려왔다. 이는 총학생회가 학교 앞에 나서기 전에 학생들과 등록금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기마다라도 총학생회와 학생들이 만나는 자리가 마련되었더라면 기존의 등록금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으며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공약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새로운 요구와 불만을 들을 수 있었을 것이고 학생들은 총학생회의 입장을 이해하며 오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늦은 듯하다. 소통의 부재와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공식적인 공약 이행 결과는 총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과 오해를 키울 뿐이었다.
하지만 학생들도 비판만 할 때가 아니다. 소통은 상호적인 행위이다. 문제의 반은 학생들에게 있다. 낮은 선거율은 학생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낼 권리를 버린 것이며, 총학생회 행사의 낮은 참가율은 총학생회가 소통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누구의 탓으로 돌리려는 노력보다 각자의 반성이 필요할 때이다. 더 나은 한양대를 위해서 28대 총학생회와 학생들이 위풍당당하게 소통할 때이다.
강현주 (언정대·신문방송학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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