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10.04
  • 호수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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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스키교육을 받던 우리학교의 한 학생이 지난달 18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을 쇠러 시골집에 가는 한양인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비보였다. 흉보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선인들의 덕담을 무색케 할 정도로 한가위를 삼켜버렸다. 경기 가평소방서와 경찰에 따르면 ERICA캠퍼스 교통시스템학과 학생은 이날 오후 2시 10분께 우리학교 학생 60명과 교양 수업인 ‘수상스키교육’을 받으러 설악면 사룡리 북한강변의 수영인 마을을 찾았다가 선착장 끝 부분에서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그것이 이승과의 작별이었다.

가평소방서는 이날 사고 직후 스키장 직원으로부터 신고를 받아 구급차, 구조차, 보트와 직원 9명을 출동시켜 오후 2시 17분께 학생을 인양, 심폐소생술 등 구급조치를 취하고 설악면에 위치한 청심국제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때 아닌 삭풍은 그나마 남아 있던 온기마저 앗아갔다.

경찰은 수상스키교육을 받고 바지선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 장난을 치다가 강에 빠져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지난 18일 전했다. 원고지 3매도 채 넘지 않는 단신이었지만 그 여파는 3일이 넘도록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추석을 뒤로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어느 누구도 토요일의 악몽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슬픈 소식을 듣지 못했던 한양인들은 흉음을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를 아끼는 한양인들은 전날까지도 건강한 모습이었던 그와의 이별을 믿고 싶어 하지 않았다. 우리학교에 당신의 자식을 맡겼던 아버지는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아들을 가슴에 묻었다. 총학생회장, 부총학생회장, 공학대 회장, 부회장을 비롯한 지인들과 친지들은 지난 21일 빈소를 찾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켰다. 이튿날에는 ERICA캠퍼스 제2공학관 앞에서 노제를 지내며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우리대학 홈페이지 ERICA 자유게시판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게시문들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혹자의 경솔한 언행을 나무라기도 했다.

눈물과 함께 흩뿌린 빗물은 이승에 작별을 고하는 고인의 마지막을 더욱 애잔하게 했다. 비록 고인은 소매만 스치듯 섭섭히 작별을 고했지만, 필시 소매를 붙잡고 놓지 못하는 안타까운 이별이었을 것이다. 고인의 죽음에 심심한 애도를 표하며, 유족들에게도 마음으로부터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
조윤영<언정대ㆍ신문방송학과 07>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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