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 이제는 달라져야한다
사회봉사 이제는 달라져야한다
  • 김가연 기자
  • 승인 2010.09.18
  • 호수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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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취지에 걸맞은 체계적 관리 이뤄져야
▲ 사회봉사 P/F 비율
올해 한양통계연보에 따르면 사회봉사가 기초필수로 지정되기 이전인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학생들의 순수사회봉사 참여율은 35.3%로 나타났다. 재학생 3명중 한 명이 순수사회봉사에 참여한 셈이다.
순수사회봉사 참여율이 높았는데도 불구하고 기초필수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국중대<사회봉사단> 과장은 “실제로 통계상으로 분석해보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취업을 위해 3,4학년에 참여하는 비율이 많아 1,2학년 때 봉사정신을 함양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고 밝혔다. 재학생 3명중 한 명이 순수사회봉사에 참여했으나 졸업을 앞둔 3,4학년 때 참여하는 비율이 70%에 이른다. 특히 4학년이 참여하는 비율은 50%에 육박한다.

국 과장은 “어려운 봉사활동에 대한 기피현상도 기초필수로 지정하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노인과 장애인을 상대로 한 봉사 참여율은 매년 10%미만으로 줄어들고 있다.

한편 사회봉사에 대한 학생들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곽선화<공대ㆍ화학공학전공 09> 양은 “1학년 1학기 때 기초필수로 무지개 멘토링을 했었는데 멘티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시간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계속 참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제현정<생활대ㆍ생활과학부 10> 양은 “취지는 좋지만 의무적으로 하면서 부작용이 많이 생긴다”며 “억지로 하다보니까 열심히 안하게 되고 결국 형식적인 봉사활동이 돼버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봉사의 강제성에 대해 “제도적으로 실효성이 있느냐는 의문보다는 학생들이 우리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가치로 인정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국 과장은 “봉사를 하는 동안 시야를 확대할 수 있다”며 “봉사이후 도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1,2학년의 대외적인 공모전 참여율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정정이 불가능 한 점은 학생들의 문의가 잦은 부분이다. 학생들은 전공 및 교양과목 수강신청을 한 뒤 사회봉사를 신청한다. 그러나 정정으로 전공과 사회봉사 오리엔테이션 날짜가 겹치면서 다른 활동으로 바꾸려는 학생들이 발생한다.

국 과장은 “일반과목의 수강정정이면 괜찮지만 외부기관단체나 봉사수혜자들과 일정이 이미 정해진 상태여서 바꾸기 힘들다”며 “정정을 허락하면 훨씬 더 복잡한 일을 초래하기 때문에 정정을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재수강이 불가능해 졸업에 차질이 생기는 학생들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작년 기초필수 사회봉사에 참여한 학생의 F비율은 13%였으며 올해 1학기는 15%로 증가했다. 향후 2~3년 뒤에는 사회봉사 F를 두 번 맞아 재수강을 할 수 없어 졸업을 하지 못하는 학생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국 과장은 “두 번 F를 맞은 학생들이 4학년이 되면 심리적인 압박을 느낄 것”이라며 “이 학생들에 한해 봉사시간을 60시간으로 두 배 늘리고 비용도 본인이 부담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대로 봉사를 하지 않는 학생에겐 강경책을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 사회본사 만족도
외국인 유학생의 사회봉사에 대해서 국 과장은 “외국에는 ‘봉사’라는 언어가 없어 유학생들이 처음에 봉사할 때 많이 힘들어 한다”며 “기관단체도 언어가 잘 안통해서 유학생들을 꺼린다”고 대답했다. 사회봉사단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봉사정신을 동시에 함양할 수 있도록 기관단체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봉사기관의 수준 관리도 문제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B는 “실제로 가보니 청소와 잡다한 업무만 하고 돌아왔다”며 봉사활동의 질적 측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현재 사회봉사단에서는 학생들의 평가를 토대로 기관에 점수를 매긴다. 90점 이상을 받은 단체는 우수기관단체로 선정되며 60점 이하를 받은 단체는 학생파견을 중단한다. 국 과장 “봉사단체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사회봉사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 활동기관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가연 기자 eq2004@hanyang.ac.kr
일러스트 김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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