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만이 살길이다
대화만이 살길이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6.06
  • 호수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사지원직원노조(이하 노조)가 파업을 감행한지 오늘로 14일을 맞았다. 두 주가 지나는 동안 학교와 노조 사이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파업이 시작되던 당시에 관심을 갖던 학생들의 반응마저 시험기간에 접어들면서 무관심해졌다.

사태가 더 난항으로 치닫기 전에 필요한 것은 대화다. 파업 이전 꾸준히 학교와의 협상과 대화를 요구해왔던 노조는 파업 단행 이후 “현재로서는 학교가 협상을 요구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학교는 노조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보이고 있지 않은 상태다. 이쪽은 대화를 요구할 수 없게 됐고, 저쪽은 대화를 요구하지 않게 됐다. 사실상 파업 단행 이후 오히려 둘의 대화의 창은 굳게 닫혀버린 셈이다.

학교 본관 앞을 도배하다시피 붙어 있는 것도 ‘대화’다. 그러나 입장의 변화 없는 대화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화란 그들 각각의 요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초기 정직원 갑과의 동일 임금을 요구했던 태도를 사실상 바꿨다. 끊임없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학교에 “점진적인 개선을 요구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그러나 학교는 여전히 기존과 같은 입장이다. “학교 재정상황이 변하지 않는 한 학교 입장은 변할 수가 없다”며 “노조가 속히 업무로 복귀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파업까지 온 상황에서 더 이상의 기다림은 백해무익이다. 기다림의 의미가 방관이 아닌 수용이 돼야할 것이다.

이번 사안에서 가장 문제시 되는 것은 학교 예산이다. 노조는 “이번 임금 협상시 학교가 짊어지게 될 부담금은 학교 전체 예산의 0.4% 안팎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한다. 이에 학교는 “이는 터무니없는 말”이라며 “다른 직원들의 임금 인상 파장을 고려할 때 100억 원에 다다르는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돈이 주된 논쟁 사안이 돼서는 안 된다. 노조도 학교에게 그저 돈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노조가 요구하는 다른 사안에 대한 학교의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학사지원직원에 대한 인정과 권위를 세워줘야 한다. 노조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의 우선순위를 달리해야 한다.

파업까지 온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다. 학기말로 다가갈수록 업무처리량이 많아지는 학사 업무 특성상 학생 관련 일처리도 늦어지게 된다. 결국 학교 측과 노조 측이 위한다는 학교, 학생들을 위해 그들은 서둘러 대화를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