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보다 멋진 진짜 가족 이야기
가족보다 멋진 진짜 가족 이야기
  • 주상호 수습기자
  • 승인 2010.06.06
  • 호수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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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홈, 상록수 마을을 찾아가다

8년 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그룹홈 네 가구를 꾸려나가고 있는 성기만<상록수교회> 목사님이 있다. 목사님은 상록수 마을이란 이름으로 그룹홈을 운영하고 있다. 상록수 마을의 얘기를 듣기위해 안산에 위치한 상록수 마을을 찾아가 봤다. 아이들은 대부분 학교에 가고 목사님과 사모님 정청자<경기도ㆍ안산시 42> 씨 그리고 아이들 2명이 나와 반겼다.

7명의 아이들을 깨우며 분주하게 일상을 맞이하는 목사님, 반쯤 감은 눈으로 “10분만 더 잘게”를 말하며 30분을 더 자는 아이들을 보며 즐겁게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이 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목사님은 이런 자유시간을 이용해 취미생활도 하고 밀린 집안일도 한다. 점심때가 되면 목사님이 운영하고 있는 네 가정의 아이들이 상록수 마을 공부방으로 찾아오는데 목사님은 스스로 선생님 역할을 해 아이들을 가르친다.

목사님은 이렇게 가족끼리 모여 공부를 하며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서로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저녁이 되면 아홉 명의 식구들이 모두 한집에 모인다. “애들이 모이면 시끌벅적해지죠. 특히 애들이 7명이나 돼서 컴퓨터 가지고 싸우는 일이 많아요. 대부분 큰애들이 컴퓨터를 많이 차지하지만요.”컴퓨터 때문에 많이 싸워서 이제는 각각 그시간 씩 시간을 정해놓고 컴퓨터를 한다고 말한다.

대화 도중 커피를 가져오시는 사모님 뒤로 카네이션이 보인다. 지난달 아이들에게 받은 선물이라 한다. 목사님은 아이들이 손수 준비한 카네이션과 손수건을 받았다고 말하며 손수건을 꺼내 보여주신다. 사모님도 잠깐 방에 들어갔다 오시더니 열쇠고리를 꺼내 보였다. “아이들에게 이런 선물도 받고 너무 뿌듯해요. 앞으로 계속 가지고 다니려고요” 열쇠고리를 보여주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목사님과의 대화 도중 2호 가정에 계시는 문의섭<상록수교회> 목사님이 들어왔다. 어버이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듣더니 2호 아이들의 자랑을 시작했다. 2호에는 초등학생, 중학생 여자아이들이 7명 사는데 어버이날을 맞이해 ‘원더걸스’를 따라해 ‘원더2호’를 선보였다고 했다. “우리 2호 아이들이 상록수 마을에서 가장 귀염둥이들이죠” 목사님의 2호 자랑은 끊임없이 계속 된다.

방학 때면 상록수 마을 가족들은 다 같이 여행을 간다. “아이들이 원래 자기 살던 곳으로 자주 가곤 해요. 그래서 조금 더 상록수 마을에 붙잡아 두고자 여행이라는 계획을 하게 됐죠” 이제는 방학이 되면 여행은 필수라는 목사님이 최근에 간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줬다. 가장 최근에 간 곳이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가족 여행을 느껴주게 하고 싶어 여행을 자주 가요. 이번에 안면도에 가서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고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재밌게 놀다왔죠.”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에 대해 선우(가명)도 “갯벌을 돌아다니면서 장난도 치고 특히 바위를 들춰내어 게를 잡는 게 정말 재미있었어요”라고 말한다.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새 학기를 힘차게 시작하자”고 목사님을 따라 모두 같이 외치고  돌아왔다고 한다.

지금 아이들의 밝은 모습을 보면서 목사님은 처음 아이들이 왔을 때 얘기를 꺼낸다. “애들이 받은 상처로 마음을 잘 안 열더군요. 계속해서 대화하려하고 노력을 하자 차츰차츰 나아지는 기미가 보였죠. 6년 정도 바깥 생활을 하다가 들어온 아이가 있었는데 들어온 지 1주일 만에 가출을 한 거예요.” 이후에 왜 그랬는지에 대해 묻자 ‘자유롭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바깥 생활을 너무 오래해 하루하루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한 아이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웠다고 목사님은 말한다.

지금은 밝은 모습을 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목사님은 어떤 분이신지 묻자 선우는 “목사님은 저의 또 다른 아빠예요. 우리들을 너무 잘 챙겨줘요”라고 말한다. 또한 민호(가명)는 “목사님은 키워주시는 부모님이에요”라고 말한다. “이제는 상록수 마을을 자신의 집으로 여기고 가족들과도 잘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라고 말하는 목사님은 “아이들이 커서도 웃으며 지내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받은 만큼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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