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사진기획 - 숨겨진 명소를 찾아 떠난 여행
연재사진기획 - 숨겨진 명소를 찾아 떠난 여행
  • 박효은 기자
  • 승인 2010.05.30
  • 호수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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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전거를 대여하면 마을 골목을 손쉽게 돌아볼 수 있다.



































슬로시티 삼지내마을

슬로시티 삼지내마을

슬로시티 삼지내마을다들 빠르게 살아가는 현대사회에 한 걸음 느리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 있다. 바로 담양군 창평면에 위치하고 있는 삼지내마을이다. 이탈리아 한 지역인 그레베의 시장에 의해 시작된 슬로시티는 좀 더 인간적인 삶을 추구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는 생활형태다. 2002년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현재 전세계 11개국 97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는 슬로시티는 아시아에서 전남 4개의 군이 유일하다. 그 중 가장 최초로 지정된 곳이 바로 창평의 삼지내마을이다.

▲ 2 이름모를 꽃들이 마을 여기저기 피어있다.

삼지내마을은 세 개의 물줄기가 만나는 곳에 마을이 이뤄졌다하여 삼지천마을이라고도 불린다. 마을은 길게 이어진 토담을 따라 집과 집을 나누고 있다.

그리고 그 담과 담 사이로는 골목길이 만들어졌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느린 삶을 살고 있는 마을 주민들은 담을 따라 피어난 꽃들과 잡초조차 허투루 여기지 않는다. 앞마당에 심어놓은 상추를 따는 아낙의 모습도 흐뭇하게 보인다. 입구에 위치한 면사무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마을을 한바퀴 돌면 채 10분도 걸리지 않는 작은 마을. 전통방식 그대로 제조된 창평쌀엿을 맛보거나 천연염색을 하는 공방을 구경하는 것도 마을에 들리면 꼭 한번 해볼 만하다.

모내기가 한창인 요즘, 작은 트렉터 소리와 할아버지의 경운기 소리를 제외하고는 마을이 고요하다. 하지만 휴일이면 관광객들이 몰려 그 평화로움을 방해받기도 한다. 도시의 번잡함을 떠나왔다면 마을을 둘러보는데 있어 조금은 차분한 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 3 조금은 느린 삶이 오히려 편한 사람들이 사는 슬로시티

▲ 4 소쇄원 입구에는 담양의 자랑인 대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알수록 아름다운 소쇄원

알수록 아름다운 소쇄원
삼지내마을에서 광주댐 쪽으로 가다보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소쇄원이 있다.
▲ 5 제월당은 소쇄원에서 가장 시원한 곳, 이야기 꽃이 절로 피어난다.
입구에 심겨진 대나무숲과 그 주위를 뛰어놀고 있는 토종닭들, 그리고 작은 연못과 누각들까지. 언뜻 보면 소쇄원은 그냥 옛날에 지어진 시골집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지만 그 안에 숨겨져 있는 역사적 의미를 알고 나면 그 아름다움은 더욱 빛을 발한다.

소쇄원은 조선시대 성리학자 조광조의 제자였던 양산보가 스승이 기묘사화에 연루돼 죽자 출세의 뜻을 버리고 내려와 지은 별서정원(別墅庭園)이다. 별서정원이란 세속의 벼슬이나 당파싸움에 야합하지 않고 자연에 귀의하여 유유자적한 생활을 위해 만들어 놓은 정원이란 뜻이다.

지어질 당시에는 제월당(霽月堂), 광풍각(光風閣), 대봉대(待鳳臺) 등 10여개의 건물로 이루어졌으나 지금은 몇 남아 있지 않다. 제월당 앞에 자리한 광풍각의 뜻은 ‘비갠 뒤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으로 양산보가 스승의 성품을 기리기 위해 지었다고 전해진다.

또 대봉대는 ‘봉황을 기다리는 마음’이라는 뜻인데 스승을 죽음까지 몰고간 임금을 원망하는 마음과 어진 임금을 기다리는 마음이 함께 담겨있다. 또 봉황은 오동나무에서만 산다고 하여 대봉대 옆에는 오동나무가 심겨져 있다. 이렇듯 정원을 구성하는 데 있어 하나하나 그 의미와 뜻을 담고 만들어진 것이다. 세상의 부귀영화보다는 이 공간에서 안락함을 누리고 싶었기에 소쇄원은 소박하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숲이 무릇 푸르러지는 요즘, 제월당 마루에 누워 옛날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감상적이 돼보는 것도 좋다.

 

▲ 6 마루에 앉아 잠시나마 지친마을을 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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