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의 참 의미
지방선거의 참 의미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5.30
  • 호수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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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에 열리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각 당의 선거운동은 더욱 더 거세져 가는 분위기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수도권 여론조사가 야당에게 불리하게 나오는 시점에서, 여당은 천안함 정국 속에서 정권의 안정성을 내세워 선거 초반부터 이어져 오는 기존의 판세를 굳히려는 한편, 야당은 천안함 사건을 ‘북풍’으로 규정해 이른바 정권 심판에 대한 공세를 더욱 더 강화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지방선거가 정권출범 중반부에 진행되기에 주로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가 강했다. 여당은 정권의 안정성,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중앙당 차원에서 제기해 왔음이 사실이다.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여당의 지방선거 패배가 공식화되기도 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천안함 사건’과 ‘노무현 전 대통령 1주기’가 겹쳐 더욱 더 지방현안에 대한 관심보다는 앞서 말한 두 이슈가 어느 정당에게 유리할 지가 더욱 더 큰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더군다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맞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국민참여당’이 수도권에 포진하고 친노성향의 후보들이 야당 곳곳에 공천되면서 그 분위기는 더욱 더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지방선거를 통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또한 이러한 고조된 분위기를 통해 기존의 낮았던 지방선거 투표율이 상승하는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지방선거의 전부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지방선거라면 그 지역의 현안을 실제로 느껴왔고 그 지역의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으며 그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후보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그 지역에서 실제로 느끼고 체험한 후보들이 아닌 단순한 전략적인 공천을 받아 후보에 출마한 전략적인 후보들이 있음을 느낀다.

선거 몇 주 전에 전략적인 공천이 확정 되고 주소지를 옮기는, 구태의연한 정치가 반복되는 지방선거가 진정한 지방선거인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후보가 자신이 출마한 모 광역자치단체의 예산안이나 공무원 수도 모르고 있던 것이 이번 지방선거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지방선거라는 것은 그 지역 현안을 가장 잘 다룰 수 있고 가장 효과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일꾼을 뽑는 것이다. 이러한 선거에서 지역현안이 아닌 단순히 ‘천안함 사태’, ‘정권심판론’ 등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하는 것은 지방선거의 참의미에 대한 심각한 왜곡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중앙 정당을 통한 정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당 차원의 선거 전략이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정치구호만으로 지방선거의 참의미를 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러한 정치구호들만이 난무한 지방선거는 결국 또 하나의 정쟁에 불과할 것이다. 지방 선거는 중앙정치가 아니다. 이른바 풀뿌리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지역을 위한 선거인 것이다.            

노필립<경영대ㆍ경영학부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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