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한복판에 '부재자 투표'는 없었다
축제 한복판에 '부재자 투표'는 없었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0.05.30
  • 호수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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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교 이래 처음 투표소 설치 했지만… 축제기간과 겹쳐 홍보 미미

 

▲ 1. 민주광장에서 열린 풍물패의 공연이 출제를 한껏 흥겹게 만들고 있다.

 

그때 그 축제
3일간 진행됐던 봄 축제가 지난 27일 마무리됐다. 이번 축제는 ‘한양이 들썩들썩’을 기치로 개최돼 △정문들이 대형비빔밥 △아이스원정대 △동아리가 떴다 △별망제 체육대회 △아랍 문화체험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3일간 진행됐던 봄 축제가 지난 27일 마무리됐다. 이번 축제는 ‘한양이 들썩들썩’을 기치로 개최돼 △정문들이 대형비빔밥 △아이스원정대 △동아리가 떴다 △별망제 체육대회 △아랍 문화체험 등의 행사가 진행됐다.

 

▲ 2. 이슬람 문화 체험 행사가 ERICA 켐퍼스 학술정보관 앞에서 열렸다.

 



이번 축제를 준비한 총학생회(이하 총학) 기획국장 김성준<경상대ㆍ경제학부 07> 군은 “등록금 인상 합의 문제로 끼페스티벌이 가을학기 때 추진되면서 봄 축제에는 학생끼리 재밌게 놀자는 의미”라며 “학생들의 축제 참여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총학은 학생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버라이어티 성격을 가진 코너의 수를 늘리고 참가비 또한 받지 않았다. 김 군은 “식비가 필요한 「식객in한양」 코너를 제외하고는 모두 참가비가 들지 않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첫날 저녁에는 「정문들이 대형비빔밥」과 매년 개최되는 섬유디자인학과의 실크로드패션쇼 「A/END」가 열렸다. 섬유디자인학과 학생회장 김수영<디자인대ㆍ섬유디자인학과 06> 군은 “한양인이 모두 모이는 축제 자리에서 자신의 작품을 발표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라며 “축제를 준비하며 선후배간의 소통도 이뤄지고 전공에 대한 이해도 심화된 것 같다”고 전했다.

 

▲ 3. 보는 사람도 시원해지는 물풍선 터트리기 사진 박효은 기자


마지막 날에는 끼페스티벌을 대신해 총학이 주최한 「슈퍼스타H」가 열렸다. 총학생회장 유예슬<공학대ㆍ화학공학과 06> 양은 “학생들이 주최했음에도 총 28팀이 예선에 참가하는 등 호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축제 전반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었다. 축제 기간에 대한 지적이 대표적이다. 이번 축제는 작년에 비해 1주일 늦춰졌으며 특히 늦춰진 시기가 부재자 투표가 진행된 시기와 겹쳤다. 정종민<경상대ㆍ경영학부 09> 군은 “축제 시기가 타 학교와 맞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박유진<디자인대ㆍ영상디자인학과 09> 양 또한 “축제광고에 묻혀 부재자 투표 날짜의 확인이 쉽지 않았다”며 “축제의 영향 탓인지 부재자 투표 마지막 날 사람들이 몰려 불편했다”고 전했다.

예산의 활용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번 축제에는 작년에 비해 500만원의 추가 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축제의 질은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정 군은 “주점 외에 활성화된 행사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유 양은 “축제 예산에서 무대 설치비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봄 축제의 경우 학교에서 지원하는 끼페스티벌이 열리지 않아 그에 해당하는 슈퍼스타H를 개최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다”고 답했다.

그때 그 선거
우리학교에 최초로 교내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돼 지난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부재자 투표가 진행됐다. 유 양은 “투표자와 투표소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투표율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며 “교내 투표소 설치로 학내 구성원들의 정치 참여 기회를 높였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교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는 총학의 공약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총학은 지난 3월부터 「대학생유권자연대」에 가입해 투표 독려사업을 진행해왔다. 중간고사 후부터 지난 4월 말까지 진행됐던 ‘이유있는 투표선언’이 대표적 사례다. 유 양은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위한 준비단계로 4월 말까지는 학생들의 정치 참여 의식 개선에 힘썼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최종적으로 2천96명의 신청을 받아 투표소 설치가 확정됐다.

그러나 일부 학생들은 △부재자 투표 기간과 축제기간이 겹친 점 △정책 공청회 등 학내 요구안의 외부 표출 노력 미미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김대한<언정대·신문방송학과 09> 군은 “축제기간과 겹쳐 부재자 투표에 대한 홍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축제 때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만큼 대대적인 홍보가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학교와 같이 교내 부재자 투표소가 설치된 고려대는 축제기간을 이용해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유권자 나무 만들기」와 투표는 배우자의 선택과 같다는 내용의 「웨딩마치」라는 코너를 기획했다. 이에 대해 기획국장 김 군은 “부재자 투표소 설치가 확정된 날짜가 축제 전 주였기 때문에 코너를 기획할 시간이 촉박했다”며 “대신 홍보지와 현수막을 이용해 홍보 참여를 독려했다”고 설명했다.

부재자 투표소 설치에만 힘을 기울였던 총학과 달리 대학생의 요구안이 정치권에 직접 전달되도록 움직인 타 대학 총학도 있다. 연세대 총학은 지방선거 후보에게 서대문구의 주거환경 개선을 공약으로 세울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기숙사와 자취집으로 전입신고를 하는 운동을 진행했다. 성균관대의 경우도 비슷하다. 작년 보궐 선거 당시 학생들의 요구안을 후보자에게 제출해 교내 복지 환경을 개선시켰다.

이와 관련해 유 양은 “학기 초에는 이런 방안을 생각했으나 기숙사 전입 신고 운동의 경우 절차의 복잡성과 2학기 기숙사 배정의 문제, 농어촌 장학금 문제 때문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유 양은 “현실적 어려움으로 포기했으나 무척 아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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