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는 오대산
오대산의 비로봉으로 향하는 길 그 입구에는 월정사가 있다. 사시사철 푸른 침엽수림으로 둘러싸인 월정사에서는 매년 이맘때쯤 ‘천년의 숲 걷기대회(이하 걷기대회)’가 열린다. 월정사를 시작으로 출발해 계곡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월정사의 자랑인 전나무 숲길을 발견하게 된다. 쭉쭉 뻗은 전나무가 뿜어내는 신선한 공기는 도시에 지친 사람들의 심신을 어느새 평온하게 달래주는 듯하다. 이 길을 걸을 때면 사람들은 모두 그 걸음을 늦추고 눈을 감아본다. 무슨 생각이든 잠시 내려놓게 되는 곳이 바로 이 전나무 길이다.
걷기대회는 월정사를 따라 오대산의 비루봉 중턱의 상원사까지 그 길을 이어나간다. 이십 리에 달하는 이 흙길은 그리 험하지 않아 두어 시간 만에 사람들을 상원사로 데려다놓는다. 오대산 상원사에는 불상이 아닌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곳이라는 적멸보궁이 있다. 적멸보궁은 상원사를 포함해 국내에 5곳밖에 되지 않는다.
대관령에서 즐기는 알프스, 양떼목장
대관령은 평창과 강릉을 잇는 고갯길로 지금의 영동고속도로가 터널로 바뀌기 전까지 한반도의 동과 서를 연결해주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 고도가 832m에 고개의 굽이가 99개소에 이르는 대관령 길은 사람들에게는 목장이라는 이미지와 그 연결성이 더 가깝다. 삼양 대관령 목장의 설경이 일품이라면, 그 옆에 자리한 양떼목장은 이 오뉴월에 그 푸름이 절정에 달한다. 넓게 펼쳐진 녹지는 알프스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와있는 듯 이국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주말이면 이 양떼목장은 사진을 찍으러 나온 연인들과 나들이를 나온 가족들로 북적인다. 사람들은 목장을 사진 속에 둘러싸고 있는 산책로를 걸으며 저 멀리 뛰어노는 양떼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그 풍경을 담기도 한다. 특히 뭉게구름이 언덕위로 펼쳐지면 그 모습은 장관을 이룬다. 초원에 방목되고 있는 양떼들은 보호차원에서 가까이 가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목장 중앙에 자리한 체험장에 가면 양들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입장료에 포함된 건초주기 체험행사는 남녀노소불문하고 누구나 참여가 가능해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바람으로 사람을 부르는, 풍력발전소
대관령의 자랑이 높은 산맥과 그 자연 환경이라면, 그것들 사이를 자연스레 어울러 흘러지나가는 것이 바로 평창의 바람이다. 태백산맥을 넘어 동해로 가는 바람은 평창의 언덕으로 모여 풍력을 만들어 낸다. 실제로는 엄청난 바람에 의해 그 몸체가 움직이는 것이지만 멀리서 바라보는 풍력발전기는 잔잔하게 돌아가는 바람개비 같다. 대관령의 바람은 연평균 풍속 5.8km/h로 제주도 다음의 높은 풍속을 자랑한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우리나라는 1995년 제주도에 월령신재생에너지 시범단지를 시작으로 전국 총 18개의 풍력발전소를 건립 및 건립예정에 있다. 이렇게 세워진 풍력단지들은 에너지원으로써의 역할 뿐만 아니라 볼거리로써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사진 박효은 기자, 류민하, 심소연, 장보람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