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외국 소설이 휩쓸어
베스트셀러, 외국 소설이 휩쓸어
  • 이지혜 수습기자
  • 승인 2005.12.04
  • 호수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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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이 국내 독자들의 인기 얻어
최악의 불황을 호소하는 출판업계에서 외국 소설의 판권을 따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불황속에서도 식을 줄 모르는 외국 소설의 인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가 발표한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2003년에 베르나르베르베르의 ‘나무’, 작년에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올해 상반기에는 소설 중에선 2위를 댄 브라운의 ‘다빈치코드’가 차지했다.
작년 한국서점조합연합회와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집계한 전국 종합 베스트셀러 20위권에 든 한국소설은 김훈의 ‘칼의 노러가 유일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연간 납본 도서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에는 번역서가 총 도서 발행 총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8.5%정도 된다고 한다. 이 같은 비중은 미국 1%, 일본 5%, 독일 10%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번역서 발행비율이나 시장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라고 한다.

외국소설의 인기에 대해서 이수진<국문대·인문학부 05>은 “외국에서 들어오는 소설 등은 작가가 이미 명성을 얻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고 홍보가 많이 돼서 읽게 된다”고 말했다. 이현주<경상대·경제학부 05>는 “최근 한국작가의 유명한 소설은 이미 오래된 책이 많고 최근에 나오는 것은 내용이 어렵다”며 “번역서는 이미 그 나라에서 흥행한 것이라는 신뢰감이 있고 대체로 우리가 좋아할만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선택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복<국문대·국문> 교수는 “외국 소설의 인기요인은 대중성”이라며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이미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가 깨졌다”고 전했다. 또한 “외국 소설은 최근 문화의 동향인 환상, 가벼움, 댄디를 갖추고 있기에 대중과 소통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문학계의 경우는 대중성 보다는 순수성, 정통성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번역서만을 출판하려 하는 출판업계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지난달 22일 문화일보에서 한국문학의 침체에 대해 “출판사들의 해외저작물에 대한 과잉 투자는 상대적으로 국내 저작물에 대한 투자소홀로 인해 국내 창작물의 부실화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문학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가 출판 첫해 30만 부를 돌파했고 해마다 3만부 가량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일본 문학의 인기를 반영하듯 일본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전차남’이라는 소설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출판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일본 출판계에서 “문학인가? 아닌가?” 로 논란이 일고 있는 소설이다. 지난 7월 5일 일본 소설의 신드롬을 다룬 중앙일보 기사에서 교보문고 측은 “올해 초 소설 부문 베스트셀러 50위에서 일본소설이 한국 소설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또한 이 보도에서 작가 공지영 씨는 “스타일 운운해도 결국 팔리는 건 연애소설”이라며 “문제는 한국 작가가 연애소설을 쓰면 평단반응이 싸늘하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문학은 대중과 소통해야 하며 대중이 외면하는 문학은 의미가 없다”며 “우리나라도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가 깨져야 한다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는 스티븐 킹 등의 영화화 할 것을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쓰는 작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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