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운위의 ‘숨가빴던’ 지난 3개월
중운위의 ‘숨가빴던’ 지난 3개월
  • 김상혁 기자
  • 승인 2010.03.13
  • 호수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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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업무 대리 수행으로 과중업무 시달려 3월 보궐 선거 무산되면 문제 심화 예상돼
제38대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거가 무산된 뒤 3개월 동안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가 총학을 대신해 학생 자치 대표기구로 활동하고 있지만 총학의 빈자리가 크다. 중운위는 △대표성 논란 △과중 업무 △의사결정의 어려움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대표성 논란이다. 우선 학교 측이 중운위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중운위원장 김광수<인문대ㆍ독어독문학과 08> 군은 “지난 등록금 협상 당시에도 확실한 학생 대표가 아니기 때문에 대표성 논란이 있었다”며 “입학식 때도 중운위는 공식 인사말을 전하지 못하는 등 여러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생회 내부적으로도 대표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앞으로 치뤄질 보궐선거에서 새로운 총학이 당선돼 현 중운위와 의견 충돌이 있을 경우 중운위 활동 계획의 연속성이 흐려진다. 교육대책위원장 안승순<법대ㆍ법학과 07> 군은 “이러한 상황이 올 경우 대표성이 부족한 중운위가 양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장기 활동 계획을 변경해야 하므로 활동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운위의 과중 업무도 문제다. 총학의 집행부 업무까지 맡다 보니 과중 업무로 인해 일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현 중운위 체제는 단대 학생회장 한 명이 중운위원장으로 선출되는 구조로 김 군이 중운위원장과 인문대 학생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 군은 “몸이 10개라도 모자랄 판”이라며 “과중 업무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전체 활동 범위에 제한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총학 업무인 △등록금 협상 △확대간부 수련회 개최 △새내기 소식지 전달 등은 모두 중운위가 도맡아 처리했다. 김 군은 “특히 중운위 집행위원장이 홀로 맡은 확대간부 수련회의 경우 업무 과중으로 인해 프로그램 완성도가 부족했다”고 말했다.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한 사업도 있다. 김 군은 “개강을 맞아 전체 개강 행사를 개최해야 하지만 역시 업무 과중으로 기획조차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운위 체제 하의 의사결정 구조도 여러 문제점들을 낳고 있다.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총학과 달리 중운위는 각 단대 학생회장들과의 의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의견 통일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다. 김 군은 “특히 등록금 협상 시에 이러한 문제점이 드러났다”며 “빠르게 대응해야하는 등록금 협상 시에 이러한 의사결정 구조는 속도전에 불리했다”고 말했다.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안 군은 “본래 교대위는 자문 기구 역할을 담당했는데 총학의 집행 업무를 담당하면서 교내 다른 기관과 의견을 조율하는 중간 과정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오는 31일 보궐 선거에서 총학이 당선되지 않을 경우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학생 복지 사업 △예산 배정 문제는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다. 김 군은 “총학이 없다면 그동안 총학이 담당해왔던 주요 학생 복지 사업들은 거의 이뤄질 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축제가 대표적 사례다. 김 군은 “축제의 경우 사업 규모가 크고, 예산도 수천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중운위에서 감당할 수 없다”며 “만약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소규모 행사로 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예산 사용 문제도 재논의 해야 한다. 그동안 중운위는 지난 총학의 남은 예산을 의결을 통해 등록금 투쟁에 한정해 사용해왔다. 하지만 보궐 선거가 또다시 무산될 경우 올해 학생회비 배정은 학교 측과 협의해 결정해야 한다. 안 군은 “만약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총학의 운영 예산이 중운위에 배정되지 않고 내년 총학에게 적립된다면 앞으로의 사업 계획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같은 상황을 대비해 학생회칙개정위원회에서는 총학의 부재 상황을 대비한 학생회칙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개정안에는 ‘총학이 부재할 경우 정상화위원회가 그 일을 대신하며 의결 없이 예산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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