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매매, 무엇이 문제인가
난자 매매, 무엇이 문제인가
  • 박초롱 수습기자
  • 승인 2005.12.04
  • 호수 12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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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과학 윤리적 문제 심화돼
지난달 22일 MBC ‘PD수첩’에서는 ‘황우석 신화의 난자 의혹’이란 제목으로 황우석 교수팀의 난자 의혹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지난 12일 미국의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가 여성연구원 난자 제공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불거진 이 문제는 섀튼 교수가 황 교수와 결별을 선언하기까지 이르렀다.

황우석 교수는 자신이 여성이라면 자신의 난자를 뽑아서 실험을 하고 싶었던 심정이라고 당시 연구원의 난자 기증에 대해 불가피했던 상황을 대변했다. 그렇다면 왜 연구원의 난자 기증이 문제가 되는가. 1964년 제정된 국제 생명윤리 규범인 ‘헬싱키 선언’에 따르면 피시험자가 동의서를 승인, 거부할 능력이 없거나 강제된 상황에서는 참여하면 안된다.

국제 임상시험 윤리규정에도 나오지만 하급자의 경우, 상급자의 의견을 거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는 헬싱키 선언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연구원의 난자 기증과정에서 순수한 기증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다.

또한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생명윤리법에 의하면 난자를 비롯한 인체 조직의 매매를 금하고, 연구도 기증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21일 황우석 교수팀과 배아줄기세표 연구를 함께해온 노성일 이사장이 난자를 기증한 여성들에게 보상금을 줬다고 털어놨고, 보상금을 준 여성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급한 돈이 필요했던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져 난자 매매에 대한 의혹을 더욱 심화시켰다.

최근 불임여성들이 난자 불법매매 브로커를 통해 난자를 구입해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난자 기증과 수혜를 이어주는 등 불임부부를 도와줄 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난자는 필요하고 공식적으로는 구할 수 없어 불법매매가 판치고 있다. 정자에 비해 난자는 채취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난자를 추출하는 것은 헌혈과는 달리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각종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생길수도 있다. 가령 난자를 과배란 시킬 때에는 과배란증후군이나 난소출혈, 난소염전 등이 생길 수 있고, 난소암의 발병률을 훨씬 높이며, 난자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출혈이나 염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심한 경우에는 불임이나 사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이에 여성학계에서는 난자를 생산해 내는 여성의 몸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여성을 버젓이 국익을 위한 도구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무리한 난자 채취로 발생되는 여성들의 문제는 난치병 환자들과는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는 생성 후 15일 이전의 난자는 생명체로 보지 않고 있다. 또한 치료를 위한 매매는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영국의 경우, 환자가 난자 제공자를 데려오는 것이 가능하고 프랑스에서는 기증된 정자, 난자 등을 국가가 관리 하며 스웨덴, 뉴질랜드 등지에서는 난자 제공자가 공식적으로 관리 되고 있다.

우리나라 좥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좦 중 난자 관련 조항은 ‘누구든지 금전 또는 재산상의 이익 그 밖에 반대급부를 조건으로 정자 또는 난자를 제공 또는 이용하거나 이를 유인 알선하여서는 안 된다’는 제13조 3항 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은 난자 채취의 위험성을 고려해 대상을 21세에서 35세까지로 영국은 18세에서 35세까지로 한정짓고 있고 공여횟수 또한 6번 이내와 10번 이내로 지정해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공여횟수에 대한 규정은 전혀 없다. 다른 나라는 보상 또한 구체적이다. 이에 반해 중국과 일본은 아예 인간 생식세포 매매를 금지해 난자 기증에 따른 금전적 보상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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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8-02 23:13:01
이 글을 통해 난자 기증과 관련된 윤리적 문제와 불공정한 상황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난자 매매의 윤리적 문제와 여성학계의 우려에 공감하며, 법률과 규정을 개선해야 함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