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스포츠 독점중계’ 이대로 괜찮은가?
‘SBS의 스포츠 독점중계’ 이대로 괜찮은가?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2.26
  • 호수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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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이 한창인 요즘 타국에서는 자국의 선전을 기원하고, 선호하는 종목을 즐기며 모든 세계인이 하나 돼 스포츠 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좀 다른 듯하다. 다양한 종목에서 선수들이 노력의 결실을 맺고 있지만 다양한 중계는 커녕 온가족이 모여 우리나라가 성적이 좋은 몇 개 종목의 중계만을 수동적으로 보며 독점중계에 대한 불만을 터뜨릴 뿐이다. 우리나라가 김연아로 대표되는 피겨와 메달밭으로 불리는 쇼트트랙만을 위해 4년이나 올림픽을 기다리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처음 SBS의 단독중계가 확정되었을 때, 1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거액의 외화를 낭비하고 그 과정이 올바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반감은 거의 없는 듯 했다. 오히려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다양한 스포츠 축제가 있을 때마다 대두되었던, 주요 방송 3사가 모두 스포츠 이벤트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다양한 장르의 방송을 볼 국민의 선택권을 없애는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SBS는 독점중계권을 따냈다. ‘김연아’라는 빅카드와 영화나 여러 매체보도에 따른 스키점프 등 새로운 종목에 대한 기대, 그리고 예상 밖의 여러 종목에서의 선전들은 SBS가 바라는 시청률을 일궈내는 듯 했고, 더불어 SBS의 광고수익도 꽤 짭짤해 보였다.

하지만 그뿐, 올림픽이 열리기 2주 전부터 화면 상단의 자사로고와 함께 올림픽 개막일을 카운트다운하며 명실상부 ‘올림픽 채널’ 더 나아가 ‘스포츠 채널’로서 자리 잡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올림픽 개막식 이후로 사라진 듯하다. 방송3사가 나눠 중계할 때 보다 질 높은 중계는 찾아볼 수 없었고, 우리나라의 성적과 별개로 다양한 종목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의 바램은 무시한 채 광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몇몇의 인기종목만을 중복 편성해 자사의 이익만을 챙겼다. 덕분에 설 연휴 우리는 온가족이 모여서 하루 4~5시간을 동계올림픽이 아니라 쇼트트랙 대회를 감상했다.

이뿐인가? 단독중계의 책임감을 간과한 채 메달을 목에 건 우리나라 선수 이름 앞에 버젓이 잘못 표기된 일장기를 그대로 내보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독점중계는 이번 동계올림픽 한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 당장 올해 객관적으로 동계올림픽보다 더 큰 규모라고 평가되는 남아공 월드컵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더 나아가 매년 반복되는 프리미어리그나 메이저리그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불가피한 문제임에 분명하다.

때문에 한 방송사에서 스포츠 이벤트에 대한 방송권을 가지며, 시청자들이 이벤트 기간에도 다른 여러 장르의 방송을 볼 수 있게 해 다양성을 충족시켜주는 독점중계의 긍정적인 역할을 배가시켜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자사의 이익만을 위해 광고수익을 의식한 인기위주의 편성을 줄이고, 사소한 실수에서 신뢰감과 그 책임의식이 묻어난다는 점을 견지해 문제점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대외적으로 외화를 낭비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 또한 세워야 할 것이다.              

김대한<언정대ㆍ신문방송학과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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