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손가락
새끼손가락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2.19
  • 호수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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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을 읽다가 재밌는 기사를 보았다. 3월에 심장에 무리가 가는 환자들이 급증한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3월에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무리한 운동으로 심장에 압박이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내용의 기사였는데 그 기사를 보고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내심 올 한해에는 이거 해야지 저거 해야지 라고 굳세게 결심한 내용 중에 운동 역시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였기 때문이다. 올 한해에도 변함없이 목표를 세우고 여러 가지 해야할 일을 적었다. 그중에 운동은 고등학교 졸업이후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내 목표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매년 많은 사람들은 연초에 금연, 운동, 학업 등의 여러 가지 자신과의 약속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중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의 약속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차일피일 미루다가 흐지부지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어릴 적 약속을 할 때면 새끼손가락을 걸면서 엄지손가락으로 도장을 찍어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요즘 들어 그런 장면을 보거나 혹은 약속에 대해 생각해볼 때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하필이면 새끼손가락일까? 5개의 손가락 중에 가장 작고 가늘어서 쉽게 부러지는 새끼손가락으로 약속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다. 마치 그런 새끼손가락으로 약속을 한 탓에 우리의 약속도 쉽게 부러지게 아닐까 라는 유치한 생각마저 들게 된다.

자료를 찾아보면 옛날 스코틀랜드에서 유래된 풍습이라고 한다. 새끼손가락에는 영적인 힘이 있어서 중요한 거래를 하고나면 서로의 새끼손가락을 붙인 채로 거래를 마쳤다는 풍습인데 서로의 영혼의 증표로 사용하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약속의 본뜻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다. 약속은 수많은 형태로 우리 주위에 산재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의식하는 약속의 대부분은 타인과의 약속의 형태로 되어 있다. 이런 형태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경우에 타인에게 혹은 타인에 의해 내가 피해를 본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시 여겨지는 것 같다.

하지만 나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타인과의 약속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일 것이다. 부모님과의 약속, 친구와의 약속, 교수님과의 약속 그리고 크게 나가면 많은 사람과의 공약이나 정책의 경우 약속의 대가가 매우 크다. 그런 약속들을 지키지 못하거나 혹은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우리는 따가운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이런 것과 마찬가지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도 조금은 엄격하게 바라보도록 해보자.

그리고 곧 3월에 새 학기가 시작한다. 많은 한양인들이 스스로와의 약속을 다짐하고 새 학기를 맞이할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와 한 약속을 늘 잊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전하는 한양인이 되길 바란다.


박정호<정통대ㆍ정보기술경영학과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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