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뚝심을 보여 주겠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하는 뚝심을 보여 주겠다”
  • 서정훈 기자
  • 승인 2009.12.06
  • 호수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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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학년도 안산배움터 총학생회 당선 선본 「위풍당당」


2010학년도 안산배움터 총학생회 투표 결과가 나왔던 지난 4일 새벽, 215표차로 「위풍당당」 선본이 2010학년도 총학생회에 당선됐다. 마지막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 두 선본의 득표수 차이는 단 6표. 개표 내내 마음을 졸이다 당선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며 “위!풍!당!당!”을 외치던 총학생회장 당선자 유예슬<공학대ㆍ화학공학과 06> 양과 부총학생회장 당선자 전재환<공학대ㆍ전자정보시스템학과 04> 군을 만나봤다.

▲ 제28대 총학생회장 유예슬 양
희망을 위해 출마한 총학생회
당선이 확정된 날 오후에 만난 새로운 총학생회 「위풍당당」은 당선을 기념해 벌인 ‘뒤풀이’ 때문인지 두 당선자 모두 약간 초췌한 모습이었다.

“신문사와 인터뷰 약속이 잡혀 있다고 하니 사람들이 술을 좀 덜 먹이더라고요.” 여유롭게 웃는 그들의 모습에서 어제의 긴장과 눈물은 보이지 않았다.

문득 그들의 총학생회에 대한 도전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궁금했다. 특히 유 양은 2009학년도 안산배움터 총여학생회장을 역임했었기에 출마 계기가 남다를 것 같았다.

“총여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많은 학우들을 만났어요. 학우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학생들이 학생회에 대한 불신이 높다는 것을 깨달았죠. 많은 학생들에게 학생회에 대한 희망을 주고 싶어 출마를 결심하게 됐어요.”

학생회의 예전과 같지 않은 신뢰도 때문일까. 그녀는 부후보를 구하는데 꽤나 애를 먹은 듯 했다. 함께 학생회를 꾸려보자고 부탁한 사람도 꽤 여럿이라 했다. 

“제가 총학생회장 출마를 결심하자 주변에서는 무조건 인문계열 남학생을 부후보로 세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어요(웃음). 부후보에 대해 고민하던 중 재환 오빠와 학교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됐고, 이야기할수록 생각하는 방향이 같아 학생회를 같이 꾸려보지 않겠냐고 제안하게 됐어요.”

부후보 제안을 받은 전 군은 꽤나 오랜 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그가 마음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고향에 있던 전 군을 직접 찾아와 출마를 설득한 선본 관계자의 ‘열정’ 때문이었다.

“학교와 학생 간 소통이 부족했다고 생각한 학생 중 한명으로서 학교를 바꿔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사실 많이 부담스럽고 겁도 났지만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죠.”

출마를 결심한 두 당선자에게 가장 힘이 된 것은 바로 주변 지인들의 응원이었다. “잘할 것이다”라는 격려의 말부터 “총학생회가 되면 이렇게 행동하라”는 충고의 말까지, 친구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출마를 준비하던 그들에게 큰 힘이 됐다.

고난의 연속, 선거운동

▲ 제28대 부총학생회장 전재환 군
“학교와 학생 간의 소통을 기본으로 공약을 작성했어요. 학생도 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이니 알아야 할 것은 알아야 된다고 생각했죠. 저희는 이 부분을 충족시키는 공약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어요. 공약을 공개한 그 순간부터 선거운동이 시작됐죠.”

그렇게 마련한 공약을 갖고 시작한 선거운동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선거 시행 세칙 문제로 인해 선거가 잠시 중단되면서 선거운동 기간이 짧아져 학우들에게 공약을 모두 알릴 시간조차 부족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생각해 낸 것이 ‘1000학우 만나기 운동’이었다. 몸은 힘들지라도 학생들 한명 한명을 직접 만나 공약을 설명하고 진심을 보여주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을 극복하는데도 꽤 큰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1000학우 만나기’때 만났던 분 중 기억에 남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지금까지 학생회의 문제점, 현재 학교에서 개선해야 할 점 등에 대해 열변을 토하셨던 분이 계셨는데 그 분이 제일 많이 생각나요. 사실 여러 학우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면 저희 얘기를 듣지 않는 분들도 많으신데 1:1로 만나다 보니 우리의 공약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설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힘들긴 정말 힘들었지만요.”

촉박한 선거운동 기간 동안 총학생회 후보자라면 꼭 넘어야할 ‘학내 언론사 주최 공청회’ 준비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특히 유 양은 작년에 공청회를 경험한 적이 있어 선거운동 중에도 공청회 생각만 하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단다. 공청회 경험자인 유 양과 달리 공청회를 처음 경험한 전 군은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상대편이 말할 때만 해도 ‘왜 저렇게 떨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제 차례가 오니까 마이크만 잡아도 손이 떨리더라고요. 준비한 만큼 말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공청회를 통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바로잡을 수 있었어요.”

새로운 총학생회, 위풍당당
이번 총학생회 개표는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근소한 표 차로 그 어떤 선본의 당선도 쉽사리 점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제1공학관(이하 1공) 개표 전까지「위풍당당」은 「Let's V」선본에 겨우 6표차로 우위를 지키고 있었다. 양 선본의 운명을 결정지을 1공 개표 때 두 당선자는 개표하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개표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그들에게 상대편 선본보다 더 많은 양의 투표용지 묶음이 눈에 띄었다. 그들의 짐작대로 「위풍당당」이 209표 차로 1공 선거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위풍당당」이 2010학년도 안산배움터 총학생회에 당선됐다는 말을 듣는 순간, 너무 감격스러워 눈물이 절로 나더라고요. 사실 울지 않으려고 했었거든요. 당선되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너무 울기만 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해요(웃음).”

이제 그들은 당선의 기쁨을 털어버리고 2010학년도 총학생회로서의 첫 걸음을 시작하려 한다.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 뉴 한양 2020에 학생대표로 참여 △등록금 문제 해결 △학사 후 제도 시행 △복지 및 교육환경 개선에 대해 당장 다음 주부터 활동을 시작하려 한다. 하루 빨리 공약을 이행해야 임기 전 충분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저희가 내세운 공약, 저희 임기 내에 모두 끝내고 싶어요. 특히 등록금 문제에 있어서는 내년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에 하루빨리 학교와 협상안을 마련할 예정이에요. 학생들에게 제일 민감한 문제가 바로 등록금 문제니까요.”

총학생회로서 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학생들과의 소통’이다. 안산배움터 9천학우 전부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그들의 목표다.

“아직까지 많이 부족하지만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총학생회를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어떤 일이든 될 때까지 열심히 뛰는 총학생회가 될 테니 2010년, 저희를 지켜봐 주세요.” 

사진 박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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